美 아시아 저가 수입서 中 비중 절반 밑 '뚝'…베트남·인도↑
2018년 고율 관세 부과로 비중 급격 하락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등으로 미국이 저가 제품을 수입하는 아시아 태평양의 국가 중 중국의 비중이 급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컨설팅 회사 커니의 2022년 '리쇼어링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저비용 생산 아시아 국가(low-cost Asia Pacific countries and regions, LCC)로부터의 제품 수입이 미국 국내 총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1%였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반도체법 등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으로 전년의 14.49%보다 하락한 것이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제조업 성장률이 LCC로부터의 수입 증가율을 앞질렀으며, 특히 작년에 LCC로부터의 수입이 전년 대비 11% 증가해 사상 최초로 1조달러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중요한 추세 변화를 보여준다고 커니는 설명했다.
LCC는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홍콩,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14개국을 일컫는다.
지난해 LCC로부터의 수입 자체는 늘었으나 이 중 중국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커니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LCC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부터 지속해서 감소해왔고 지난해 말 48%를 기록했다.
미국의 LCC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시행된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등 때문이 아니라고 커니는 진단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2018년부터 하락세가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공정 경쟁 등을 이유로 2018년 7월부터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광범위한 중국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 고율 관세가 부과되기 전 5년 동안은 중국이 미국의 LCC 수입 비중에서 차지한 비율은 2013년 70%에서 2017년 65%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관세 부과 후 2019년 59.0%, 2020년 56.2%, 2021년 53.5%, 작년 50.7%에 이어 작년 말에 48%로 떨어졌다고 커니는 추산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보고서의 작성자 중 한 명인 패트릭 판덴보서를 인용해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LCC 국가로부터의 미국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말에는 확실히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비중이 줄어들면서 나머지 LCC 국가들의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의 비중이 크게 늘어 2018년 미국의 LCC 수입에서 5.8%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 11.8%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만은 5.3%에서 8.7%, 인도는 6.2%에서 7.9%, 말레이시아는 4.7%에서 5.1%, 태국은 3.7%에서 5.5%로 그 비중이 각각 늘었다.
이들 국가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에 따라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애플 등이 공장 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은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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