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방사선요법 빼고 수술·화학요법만으로도 치료 가능"
미국 임상종양학회 등에서 연구 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상당수의 직장암 환자가 고통스러운 방사선요법을 거치지 않고 화학요법과 수술만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작용을 줄이는 이른바 '디에스컬레이션'(De-escalation) 치료법이 직장암에 실제 적용될 경우 많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날 미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 및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소개된 '국소 진행 직장암의 수술 전 치료' 논문을 보면 미 뉴욕 슬론케터링 암센터 소속 의료진은 직장암 환자 1천194명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들은 대상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방사선요법이 포함된 표준적인 치료 절차를 먼저 밟은 후 수술을 거쳐 의사 재량에 따라 화학요법을 받도록 했다.
다른 한쪽은 화학요법을 먼저 하고 수술을 받도록 순서를 바꿨다. 이 경우 초기 화학요법이 종양을 줄이는 데에 실패했을 때만 방사선요법을 추가 시행하도록 했다.
두 번째 그룹 환자의 약 9%에서만 방사선요법의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의 91% 정도는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됐던 셈이다.
치료 종료 후 18개월이 지난 후 두 집단에서 환자들의 삶의 질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5년 후 생존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화학요법을 우선한 집단의 경우 초반에는 오심과 구토, 피로감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몸이 안정을 찾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성 기능에 있어서 더 양호한 상태를 보이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한다.
반면 통상적으로 방사선요법을 시행한 집단에서는 피로감, 성기능장애, 신경장애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다만 의료진은 이번 실험에서 치료법을 화학요법과 수술에만 의존하기에는 종양 상태가 위험한 환자들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추적 관찰을 진행한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소속 에단 배쉬 박사는 "환자별로 어떤 임상 증상이 있는지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ASCO 소속 패멀라 쿤즈 박사는 "직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이른 폐경이나 불임 등 부작용을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