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연내 문 열까…소속·위상 등 놓고 갑론을박
과방위, 정부안·의원안 등 법안소위로 넘겨 본격 심사 착수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 상정돼 본격 심사에 들어가면서 연내 개청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6월 국회 본회의 통과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과학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우주항공청설치운영특별법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발의한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 등을 심사해 법안소위에 회부했다.
과방위는 우주항공청과 관련해 상임위 차원의 공청회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과방위에는 이날 상정된 법안 외에도 민주당 김정호 의원과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발의한 법안 등도 상정된 상태다. 최근에는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제출한 법안도 접수됐다.
각각의 법안은 우주항공청을 어떤 위상으로 어느 기관 소속으로 설치할지,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 국가우주위원회와는 어떤 관계를 맺는지 등을 놓고 상당한 내용 차이를 보여 의견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안은 우주항공청을 과기정통부 외청으로 두고, 조승래 의원안은 국가우주위원회 내에 우주전략본부를 신설하도록 규정했다. 김민석 의원안은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우주항공청을 두도록 했다.
기관장 직급도 정부안은 차관급, 다른 법안은 대부분 장관급으로 규정해 차이를 보인다.
각각의 법안에 대해서는 모두 이견이 제기된다.
정부안에 대해서는 우주항공청을 정부 부처 외청에 차관급 기관으로 설치하면 정부의 우주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크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우주위원장을 현행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실무를 우주항공청이 담당하면서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부안에 따르면 우주위 부위원장을 과기정통부 장관이 그대로 맡고, 우주항공청장은 일반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여전히 과기정통부가 우주정책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지민 과방위 전문위원은 정부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우주항공청을 차관급 기관으로 둘 경우 우주항공 분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위상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도 성명에서 "과기정통부 산하 외청으로 경남 사천에 설립 예정인 우주항공청에 반대한다"며 "현 정부체계에서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우주를 총괄해야만 부처 간 사업과 예산을 조정하고 종합해 국가적 차원 우주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승래 의원안은 우주항공청 대신 우주전략본부를 중앙행정기관으로 만들 계획이지만 행정안전부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우주전략본부가 조정 기능만 한다면 중앙행정기관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고 본부가 부처 산하가 아닌 경우도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자문위인 국가우주위 산하에 사무기구를 두는 것은 기존 행정법과 충돌하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도 조 의원안에 대해 우주전략본부가 우주 분야에 한정해 조정 기능만 수행하는 것은 우주와 항공 분야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고, 집행기능 없이는 우주 개발 사업 지원 등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김민석 의원안은 대통령 소속 국가우주항공청을 새로 만들고, 우주항공 분야뿐 아니라 우주국방 사업도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 직속으로 청급 기관이 만들어진 전례가 없고, 우주항공청이 우주국방 분야도 관할할 경우 우주에 대한 평화적 이용을 추구하는 해외 우주 전담 기관과 교류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 우주정책 전문가는 "법안마다 조직 구조가 달라 절충안을 찾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주국방에 대한 것도 어떻게 명확히 할지를 논의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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