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개막…美中 갈등 전면에(종합)
4일까지 싱가포르서 개최…국방장관 등 40여개국 600명 참석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대거 참석하는 아시아 안보회의가 2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했다.
아시아 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다자안보회의로, 4일까지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40여개국에서 약 600명이 참여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첫날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화가 무너지면 전 세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한 양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와도 의견을 교환했다.
웡 부총리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어느 회원국도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거나 미국의 존재를 제한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를 원치 않는다"며 "누구도 새로운 냉전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둘째 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마지막 날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애초 두 장관의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중국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날 개막 만찬에는 오스틴 장관과 리상푸 부장도 참석했다. 두 사람은 악수하고 짧게 인사했지만 실질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미 국방부는 전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 곳곳에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양국의 입장이 회의 기간 정면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장관은 회의와 별도로 각국 정부 대표들과 만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전도 펼친다.
한국, 일본, 호주, 영국, 독일, 스웨덴,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등도 싱가포르를 찾았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회의 기간 한일·한중·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과 대만 간 긴장,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문제 등과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얀마 사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취재진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길은 열려 있다"며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기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회복 후 또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리셴룽 총리는 확진 후 6일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전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했고, 웡 부총리가 대신 앨버니지 총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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