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주발사체 쏜 날, 美국방장관 '심판의날' 타고 방일
인도·태평양 순방 첫 방문지…北발사체와 맞물려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의 첫 기착지로서 일본을 방문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일본 도착 사실을 알리며 "나는 미·일 동맹 강화의 역사적인 진전을 강조하고자 여기에 왔다"며 "우리는 더 굳건하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 성과를 내고 있고,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일본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 및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고 주일 미군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의 방일은 시점적으로 이날 오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하고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현에 긴급 대피 명령을 내린지 얼마안돼 이뤄져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목을 끌었다.
오전 6시30분께 긴급 대피령이 발령된지 4시간여 만에 항공기 추적 서비스에 일명 '최후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라고 불리는 미 국방부 E-4B 나이트워치의 항적이 일본 영공에 표시됐기 때문이다.
보잉 747-200B 제트기를 군용으로 개조한 이 항공기는 미국 본토가 핵 공격을 받았을 때도 공중에서 핵전쟁을 지휘하는 통제본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이런 별칭을 얻었다.
오스틴 장관은 일본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내달 2∼4일 영국의 민간 안보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하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를 찾을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 오스틴 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간 회동 가능성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 국방부가 중국 측에 싱가포르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중국이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대화는 원칙 없이 할 수 없고, 소통은 최저선(한계) 설정 없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라지나트 싱 국방장관 등을 만나고, 프랑스에서 노르망디 상륙 7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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