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 격화에 韓경쟁력은…네이버 AI논문 채택, 구글의 5%
CEO스코어, 세계 3대 AI학회 채택 논문 2천759건 전수조사
구글·MS 등 美 빅테크 '톱5' 싹쓸이…中 화웨이·텐센트도 상위권
상위 20곳 중 한국은 단 2곳…삼성 17위·네이버 18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챗GPT발 생성형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민간 기업의 AI 연구개발(R&D) 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대 AI 학회의 민간기업 AI 논문 채택 건수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화웨이 등 미중 기업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한 반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과 네이버가 상위 20위권에 겨우 턱걸이했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이달 21일 현재 글로벌 3대 AI 학회에 채택된 AI 관련 논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학회는 민간기업 338곳의 논문 2천759건을 채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3대 AI 학회는 표준학습국제학회(ICLR),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국제머신러닝학회(ICML)를 말한다.
기업별로 보면 구글이 541건(19.6%)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MS(267건)와 메타(211건), 아마존(156건), IBM(118건)이 뒤를 이었다. 1∼5위 모두 미국 기업이다.
이어 화웨이(114건), 텐센트(86건), 알리바바(63건) 등 중국 기업이 나란히 6∼8위를 차지했다.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와 애플은 9위와 10위에 랭크됐다.
반면 국내 기업의 3대 AI 학회 채택 논문 수는 총 106건으로, 구글의 19.6%에 불과했다.
이중 삼성은 32건, 네이버는 28건의 논문이 채택돼 각각 17위와 18위에 그쳤다.
향후 검색시장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빅테크와 본격적인 AI 대결을 펼쳐야 하는 네이버의 AI 논문 채택 수가 구글의 5%에 그친 셈이다.
CEO스코어는 "3대 AI 학회에 채택된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국내 민간기업의 AI 기술경쟁력이 글로벌 빅테크와는 큰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AI 패권 경쟁이 한창인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각각 140곳(41.4%)과 59곳(17.5%)으로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했다. 한국 기업은 15곳(4.4%)의 논문이 채택돼 6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AI 투자액에서도 세계 6위에 그쳤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최근 발표한 'AI 인덱스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민간기업의 AI 투자액은 474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134억달러), 영국(44억달러), 이스라엘·인도(각 32억달러), 한국(31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과 네이버가 AI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LG(17건)와 의료 AI 기술 전문 기업 에이아이트릭스(10건), 카카오(6건), 크래프톤(3건) 등도 복수의 논문이 채택됐다.
이들 학회에 논문이 인용된 건수로 보면 삼성(102건), 에이아이트릭스(65건), 네이버(56건), LG(26건), 크래프톤(20건), 카카오(12건) 등의 순이었다. 인용 기준은 구글 스콜라에서 해당 논문 검색 시 기재된 인용 수를 합한 값이다.
국내 AI 관련 특허 등록 수는 삼성전자(217건)가 가장 많았고, 구글(174건), 스트라드비젼(118건), 네이버(114건), LG전자(1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현대차그룹이 2019년 110억원을 투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출시된 초거대언어모델(LLM) 32개 중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는 파라미터(매개변수) 기준으로 세계 7위, 학습비용 100만 달러 미만 LLM 중에서는 성능 효율성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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