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트럭 돌진 피의자 "미국 민주주의 끝내려 했다"
검찰 "범행 후 자신의 메모장 속 선언문 발표하려 해"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최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차량 통행금지용 보안 기둥을 트럭으로 들이받은 운전자가 미국을 '점령'해 민주주의를 끝내고 자신의 입장을 담은 나름의 선언문을 발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방송은 30일 사건 용의자 사이 바르시트 칸둘라(19)가 범행 당시 몬 트럭 내부에 그가 범행 직후 발표하려 한 선언문이 담긴 메모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검찰은 칸둘라의 보석을 막기 위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칸둘라는 지난 22일 오후 9시 30분께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광장 북쪽 지점에서 셀프 이사 트럭으로 인기 있는 트럭 임대업체 '유홀' 트럭을 몰고 두어차례 보안 기둥으로 돌진해 기둥과 경계석 등을 파손한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행 직후 칸둘라는 트럭 짐칸에서 나치 깃발을 꺼내들다 경찰관들에게 제압됐다.
트럭 돌진으로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시설물 피해도 보안 기둥이 두어개 정도 파손되는 데 그쳤으며 애꿎은 트럭만 고장 났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범행 의도를 봤을 때 예사로운 범죄가 아니라고 검찰은 주장했다.
메모장에 담긴 선언문엔 군데군데 알아볼 수 없는 글씨가 있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칸둘라는 자신의 범행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는 끝났으며, 이후 소요 사태가 일어나면 관련자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거나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필요한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을 해칠 수도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고 NBC는 전했다.
그는 이와 같은 선언문이 담긴 메모장을 '그린북'(Green book)으로 불렀다. 이 메모장에는 그가 꿈꾸는 민주주의 이후 미국의 모습이 담겼다고 한다.
범행 당시 나치 깃발을 준비했던 칸둘라는 선언문 말미에 나치의 구호였던 'Sieg Heil'(승리 만세)의 철자를 틀린 듯 'Sieg Hail'을 썼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는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범행이 성공한 것으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백악관 진입에 성공했든 아니었든 간에 자신의 메시지는 대중에 알려졌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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