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10명 중 7명 "총선 승리 전진당, 정부 구성 못 할 수도"
설문조사 결과…상원 지지 불투명·탁신계 정당 이탈설 등 불확실성 여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난 14일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진보정당 전진당(MFP)이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에 올랐지만, 국민 10명 중 약 7명은 전진당이 추진 중인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수안두싯폴이 지난 24~26일 전국 1천3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에서 응답자의 67.8%는 전진당 중심의 새 정부가 구성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답했다.
이들은 정치적 게임과 총리 선출을 위한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연정 구성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진당을 중심으로 하는 8개 정당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 합의에 도달해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은 32.2%에 그쳤다.
40대 초반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은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프아타이당을 비롯한 야권 7개 정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야권이 정권을 잡으려면 8월 초로 예상되는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피타 대표가 총리로 선출돼야 한다.
군부가 2017년 개정한 헌법에 따라 총리 선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도 참여한다. 집권을 위해서는 상·하원 의원 전체 750명의 과반인 376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현재 야권 8개 정당의 하원 의석은 313석이다. 군부 측 인사들로 구성된 상원에서 60여명의 지지를 받아야 피타 대표가 총리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연정을 추진하는 야권 내부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전진당과 프아타이당이 하원의장 자리를 놓고 대립 중인 가운데, 프아타이당이 전진당 대신 군부 진영 정당들과 손잡을 수 있다는 소문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마사지 업계 대부이자 정치인 출신으로 각종 비리를 폭로해온 추윗 카몬위싯은 전진당을 배제한 '비밀 거래'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프아타이당이 품짜이타이당, 팔랑쁘라차랏당(PPRP), 민주당 등과 연정을 구성하는 '컴 홈'이라는 거래가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아타이당을 제외하면 모두 군부 주도 현 정권에 참여한 정당이다.
추윗은 '컴 홈'은 싱가포르에서 기다리고 있는 탁신 전 총리의 귀국을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라고 말했다.
해외 도피 중인 탁신은 총선을 앞두고 오는 7월 귀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그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이 총리 후보로 나선 프아타이당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전진당이 1당에 오르는 이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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