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연 1천만명 깨진 中 신생아수, 올해 800만명 밑돌 듯"
관영 매체, 등록 산모 수 토대로 예상…출산 장려책 효과 못 거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지난해 73년 만에 1천만명이 깨진 중국의 연간 신생아 수가 올해는 800만명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관영 매체에 의해 제기됐다.
관영 중국신문사가 발간하는 잡지 '중국 자선가'는 27일 최근 완료한 전국의 산모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신생아가 800만명 미만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의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가 956만 명으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천만 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작년보다 최소 16.5% 더 감소하는 셈이다.
올해 들어 많은 병원의 분만 건수가 줄었으며, 심지어 작년보다 50% 이상 감소한 곳도 많아 여러 산부인과들이 조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광둥의 한 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는 "최근 수년간 임산부의 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올해는 더욱 두드러져 작년보다 3분의 1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확산한 코로나19에 감염된 부부들이 출산을 미룬 것도 원인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젊은이들이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며 "경제적인 문제로 출산을 해도 한 자녀만 낳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저장성 창난현의 한 중의병원은 지난 7일 조산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병원은 "분만 건수가 적어 사실상 작년 10월부터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분만 건수가 적어 조산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이저우성의 한 현(縣)의 산부인과 보건원도 "올해 출산 건수가 작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다"며 "현 내 3곳의 공립병원에서 출산하는 신생아가 모두 감소해 의료진 급여도 주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보건원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올해 분만 건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며 "임신부가 감소한 데다 임신부들은 서비스가 좋은 사립병원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2016년 1천88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중국 연간 신생아는 연평균 150만 명씩 감소하다 작년에는 1천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천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이 줄었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61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후베이성 우한시 둥후가오신구가 최대 6만 위안(약 1천122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대학 입시·주택 구입·자동차 구매 시 우대 혜택, 유급 출산 휴가 확대 등 출산 장려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경력 단절을 우려하는 젊은 층에서는 출산은 물론 결혼마저 기피하는 풍조가 확산하고 있다.
베이징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위와인구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18세까지 자녀를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6.9배로 한국(7.79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밝혔다.
양청강 서남재경대 교수 겸 중국 인구학회 부회장은 "자녀 양육비 부담이 큰 데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젊은 층의 가치관 변화로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다자녀 가정을 지원하는 출산 장려책의 초점을 첫 자녀 출산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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