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폴란드 "러시아에 교통장막을"…韓 투자요청
원희룡 장관 면담서 '3개 바다 이니셔티브' 설명
(바르샤바=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폴란드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우크라이나·폴란드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입을 모아 '3개 바다 이니셔티브'(Three Seas Initiative·3SI) 투자를 요청했다.
이는 아드리아해·발트해·흑해 3개 바다로 둘러싸인 12개국을 철도, 도로, 항만으로 연결해 공동의 경제 발전을 추구하고, 러시아에는 '교통 장막'을 친다는 구상이다.
원 장관과 23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만난 폴란드 인프라부의 안드레이 아담칙 장관,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의 올렉산드라 아자르키나 차관은 3SI에 대한 한국 정부·기업의 관심을 요청했다.
3SI에는 폴란드,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12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과거 소련의 영향권 아래 개발이 뒤처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시작됐다.
서유럽 국가들이 도로, 철도, 오일·가스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면서 함께 발전하는 사이 동유럽 국가들은 국가 간 교통·물류망 연결이 약해 발전이 더뎠기 때문이다.
이에 폴란드, 크로아티아가 중심이 돼 에너지, 교통, 물류, 디지털 인프라 공동 개발을 추진해왔다. 미국은 여기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러시아에 '교통 장막'을 친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빼고 모든 동유럽 국가가 연결되는 철도·도로·항만 종합교통망을 구축하고, 공통의 사업을 통해 러시아에 대항한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3개 바다 이니셔티브에 대한 한국 정부, 기업의 적극적인 자문과 투자 참여를 요청했다"며 "곡물뿐 아니라 건자재, 원자재가 오고 가야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기에 전쟁 수행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협조해달라고도 했다. 국제해사기구에서 자유항행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운·조선 강국인 한국이 지지해달라는 요청이다.
러시아의 위협으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크라이나의 재건 재원 확보는 물론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당장 지원이 시급한 사안으로는 전력 등 에너지 공급 문제와 파괴된 도로 복구를 언급했다고 원 장관은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