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점검 후쿠시마 시찰단 "계획한 설비 다 봤다…과학에 집중"(종합2보)
도쿄전력 안내로 9시간 동안 ALPS 설비·오염수 탱크·제어실 살펴
유국희 단장 "내일은 핵종 분석시설 점검…자료는 꾸준히 추가 요청"
(후쿠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2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점검 첫날 일정을 마친 뒤 "당초 보려고 계획한 설비들은 다 봤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이날 오후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소재 도쿄전력 폐로자료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은 다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ALPS), 오염수 탱크, 운전제어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찰단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오후 7시 무렵까지 약 9시간 동안 도쿄전력 안내로 오염수 관련 설비들을 돌아봤다.
유 단장은 예정보다 일정이 다소 길어진 이유에 대해 "K4 탱크 외에 도쿄전력이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를 할 때 시료를 채취한 J군 탱크도 봤다"며 "현장을 다니면서 질문을 하다 보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유 단장은 첫날 점검과 관련해 "ALPS는 기설·증설·고성능 등 3개 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을 봤고, 각 시설이 어떤 원리와 계통 구성으로 핵종을 제거하는지 중점적으로 관찰했다"며 "3개 시설 가운데 현재는 증설 하나만 운영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 전에 핵종을 측정하는 K4 탱크에서는 물을 어떻게 잘 섞어서 균질하게 하는가에 관심을 뒀고, 펌프와 순환기기를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각종 신호를 받아서 설비를 제어하는 컨트롤 타워인 운전제어실에서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제어하는지를 살폈다고 밝혔다.
시찰단은 이외에도 오염수를 이송하는 설비의 유량계, 방사선 감시기, 이송 펌프 등이 설계도와 동일한지를 관찰했다.
유 단장은 "도쿄전력이 요청한 부분 외에 추가로 보여준 시설은 없었다"면서 "그동안 검토해 온 것의 연장선상에서 볼 부분이나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자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전력 측이 공개되는 자료는 다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면서도 "제공 시점에 차이가 있어서 간단하게 답할 수 있는 자료는 바로 주기로 했고, 정리해야 하는 자료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 단장은 '오염수의 균질함이 어떠한가', '비상 상황 시에 제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가', 'ALPS 설비는 잘 돌아가는가' 등 여러 질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도쿄전력에 필요한 자료들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가'라는 물음에도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유 단장은 "시찰은 끝이 아니다"라면서 "도쿄전력으로부터 요청한 자료들을 받아서 전체적인 분석을 해야 최종적인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시찰에만 초점을 둔다면 우리가 어떤 것을 봤다는 부분은 돌아가서 이른 시일 안에 정리해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유 단장은 한국에서 오염수와 관련해 정서적 불안감이 있다는 질문에 "일단 저희는 과학의 영역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일본이 보유한 설비가 제대로 된 것인지, 방류 절차와 과정은 적절한지를 과학의 기준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원전 현장 점검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핵종을 분석하는 화학 분석동을 살펴보고, 삼중수소 희석 설비와 오염수 방류 설비도 시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LPS 처리 전후 농도에 대해서도 내일 설명을 듣기로 했다"며 "이러한 여러 가지 자료들이 취합돼야 (의견을) 종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단장은 "현장에서 꼭 봐야 할 것들을 뽑아 왔다"며 "오늘은 생각한 만큼 계획대로 봤으니 내일도 그 정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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