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건경험 원한다"…우크라, '21세기 마셜플랜' 참여요청
원희룡 장관 만난 우크라 의원들 "키이우 와달라"
원희룡 "재건사업이 전쟁 승리 도울 것…구체적 논의 원한다"
폴란드서 민간단체 주도 우크라 재건회의
(바르샤바=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종전 이전이라도 키이우에 와서 한국이 어떻게 재건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십시오.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재건 경험을 원합니다." (안드레이 니콜라옌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우크라이나가 전후 재건을 위한 1천200조원 규모 '마셜플랜'에 한국의 참여를 적극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3국 민간 단체가 주축이 돼 개최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콘퍼런스'가 열렸다.
콘퍼런스에는 3국 정부·기업·학계 관계자들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 대표단,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의원들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새로운 유럽을 위한 '마셜플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셜플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 재건을 위해 약 130억달러를 투입한 원조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정하는 재건사업 규모는 9천억달러(약 1천200조원)에 달해 21세기판 마셜플랜으로 불린다.
한-우크라이나 의원친선협회 활동을 해온 안드레이 니콜라옌코 의원은 "터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이미 (재건사업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들어와 있다"고 했다.
세르게이 타루타 의원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투자와 재건사업 참여를 검토해달라"며 "폴란드와의 국경 지역인 리비우시 투자 프로젝트를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에 먼저 들어온 기업에 보상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원들은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한 것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큰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장관은 인도적 지원은 물론 한국 공기업·민간기업의 재건사업 참여를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원 장관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재건사업이 전쟁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며 "재건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측에 재건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실질적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막연한 기대만으로 재건사업에 참여했다가 법 제도, 사업 리스크 등의 문제로 서로 어려움을 겪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서로에 대해 잘 알수록 더 좋은 재건사업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다"며 "솔직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28260], 포스코, KCC[002380] 등의 기업을 하나하나 소개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키이우, 리비우에 정부, 기업 관계자들을 데리고 가서 아주 구체적으로 재건사업 프로젝트를 논의하겠다"며 "이번 방문은 재건사업 참여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콘퍼런스에선 우크라이나 서부와 폴란드 국경 지대를 연결하는 국제경제특구를 지정하고 300만∼500만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클러스터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와 서울대학교가 함께 인적 자원을 개발해 전후 복구에 기여했듯 한국·우크라이나·폴란드 대학이 인재 양성에 협력하는 '뉴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라인강, 한강의 기적에 이어 우크라이나 드레르프강의 기적을 만들자"며 "키이우, 리비우에 우리나라가 '랜드마크 재건사업' 프로젝트를 만들자"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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