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 美 북한인권특사 지명자 "北인권침해 책임묻기 위해 노력"(종합)
상원 외교위 청문회…"안보리서 北 인권상황 공개 브리핑 재개 추진"
"北 인권침해, 무기프로그램과 불가분…북한내 자유로운 정보 접근성 제고"
터너 지명자 등 5명 청문회 1시간도 안 돼 종료…北인권 관련 질문 거의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줄리 터너 미국 북한인권특사 지명자는 17일(현지시간)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북한의 인권 침해와 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accountability) 위해 뜻을 같이하는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유엔에서의 책임규명 노력을 재활성화하겠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공개 브리핑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우선시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인권 상황은 세계에서 가장 장기적인 인권 위기 중 하나"라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김정은은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터너 지명자는 "북한의 인권 기록이 악화하면서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 침해와 유린 및 국제 안보에 대한 북한의 위협 사이의 관계는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체제의 인권 침해와 유린은 무기 프로그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착취와 학대를 통해 (무기 프로그램) 자금이 조달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터너 지명자는 "수천 명의 북한 주민이 해외로 송출돼 강제 노동에 노출돼 있으며 학생들은 동원의 대상이 되고 있고 군대에 유리한 식량 배급 정책으로 수만 명의 북한 주민이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런 가혹한 정책 아래서 북한 주민은 너무 오랫동안 고통받아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북한에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고 주민 필요를 충족시킬 것을 촉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같은 억압적인 법을 폐지하고 국제 구호단체들이 독립적이고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보장할 것을 북한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력해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는 한편 북한내 자유로운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재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너 지명자는 또 "각 정부가 강제 송환 금지 의무를 준수하고 유엔난민기구(UNHCR) 및 미국 재정착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탈북자 보호에도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터너 지명자의 이런 발언은 중국을 간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탈북자들을 불법 이민자들로 보고 강제 송환해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터너 지명자는 또 미국 및 한국 내 이산가족 상봉, 한국과 일본의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탈북자와 협력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에 "탈북자의 목소리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다자 무대에서 이 목소리를 확산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면서 미국 주도로 유엔 인권위원회 및 유엔 총회 계기 부대 행사를 여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또 "북한 인권 문제를 유엔 안보리 의제로 다시 올리는 것도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국제적 수준에서 더 넓게 전달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 지명자는 "미국 국무부는 수년간 미국의소리(VOA) 및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북한으로 정보를 보냈다"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북한 주민을) 지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탈북자들과 협력해서 메시지는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너 지명자는 외교위에서 별다른 반대가 없으면 상원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를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2004년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신설된 북한인권특사는 미국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 수립과 집행 전반에 관여하는 대사급 직책이다.
그러나 이 자리는 지난 2017년 로버트 킹 전 특사 퇴임 이후 6년간 공석이었으며 이 때문에 북한 인권 단체 등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터너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과장을 새 특사로 지명했다.
이날 인준 청문회에는 터너 지명자와 주라오스 미국 대사 등 5명의 대사 지명자가 참석했으나 1시간도 안 돼 종료됐다.
특히 터너 지명자에 대한 질문은 한 개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 상원의 관심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