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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비극' 소환할 뻔…뉴욕서 해리왕자부부 2시간 차추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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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비극' 소환할 뻔…뉴욕서 해리왕자부부 2시간 차추격(종합)
대변인 "재앙 같은 위험"…경찰 안내로 택시 갈아타는 등 한밤의 추격전



(런던·뉴욕=연합뉴스) 최윤정 강건택 특파원 = 영국 해리 왕자 부부와 장모가 미국 뉴욕에서 파파라치들로부터 위험한 자동차 추격을 당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외신들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비극을 소환하며 파파라치들의 도를 넘는 행동을 비난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방송,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 왕자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장모 도리아 라글랜드가 전날 밤 파파라치들이 연루된 재앙에 가까운 자동차 추격을 겪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끈질긴 추격이 2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그 과정에 다른 운전자, 행인, 경찰관 2명과 충돌할 뻔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파라치들이 보도에서 달리고 빨간불에도 질주하는가 하면 운전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차도가 아닌 인도 위를 질주하거나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는 아찔한 장면도 펼쳐졌다고 한다.
대변인은 "공인은 어느 정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안전을 희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건은 이들 가족이 전날 뉴욕에서 개최된 미즈 재단의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에 다녀오는 길에 벌어졌다.
이는 지난 6일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첫 공개 일정이었다. 당시 해리 왕자만 참석했고 마클은 아이들과 미국 LA 집에 남아있었다.
마클은 이날 상을 받으며 여성들에게 평등을 위해 싸우라고 권하고 "여러분은 자신의 인생에 선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해리 왕자 가족은 오후 9시50분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시상식장을 나서 어퍼이스트의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사설 경호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올랐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경찰(NYPD)이 경호 지원에 나섰으나, 이들은 곧 파파라치 등 사진 기자들의 추격을 당했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FDR드라이브로 우회하는 등 1시간가량의 '카 체이싱'에도 파파라치들을 떨궈내지 못하자 이들은 경찰의 안내로 어퍼이스트의 한 경찰서로 일단 피신했다.
경찰관들이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하는 동안 이 경찰서에서 대기하던 해리 왕자 가족은 경찰관이 잡아 준 택시에 올라 무사히 숙소로 돌아가는 듯했지만, 불과 한 블록을 지난 뒤 쓰레기트럭에 가로막히는 바람에 다시 파파라치들에게 쫓겼다고 한다.
택시 기사 수크찬 싱은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해리 왕자 부부를 알아봤다면서 "(해리 왕자 일행이) 목적지를 말하기도 전에 파파라치들이 쫓아와 사진을 찍는 바람에 경찰서로 다시 돌아가달라고 했다"며 "그들은 내내 우리를 쫓았다"고 말했다.
10분 남짓 택시를 이용한 해리 왕자는 17달러의 요금과 50달러의 "후한 팁을 줬다"고 싱은 전했다.
줄리언 필립스 NYPD 대변인은 "그들의 이동을 위험하게 만든 다수의 사진기자들이 있었다"면서도 "해리 왕자 부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에 관한 충돌, 소환, 부상, 체포 보고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애덤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언론과 파파라치가 좋은 사진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공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통과 이동이 많은 뉴욕시에서는 단 10분의 추격전도 극히 위험할 수 있다"면서 "해리 왕자의 모친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파라치 자동차 추격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비가 지난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을 떠올리게 하는 민감한 이슈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이 언론의 사생활 침범 탓이라며 분노를 표해왔다.
해리 왕자는 배우 출신 아내 마클과 관련해서도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영국 타블로이드지 3곳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해리 왕자는 영국 체류 중에 비용을 내고 경찰 특별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영국 정부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다만 전날 밤 뉴욕 추격전과 관련해 뉴욕 경찰과 택시 기사는 해리 왕자 측이 묘사한 것처럼 위험하거나 극적인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미 언론에 전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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