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마주한 한일경제인들 "양국 시너지 효과 기대"
지정학적 위기·공급망 재편 속 첨단산업 등 협력 다짐
손경식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日 지지 부탁"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이 16일 한자리에 모여 "지정학적 위기, 공급망 재편 등 변화 속에서 한일 양국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의 협력을 다짐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이날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양국 경제인 간 대표적인 연례 교류 행사인 한일경제인회의는 지난 7일 한일정상회담 이후 9일 만에 열렸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4년 만에 열린 대면 회의이기도 하다.
오는 1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회의 첫째 날엔 한국 기업 대표로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000070] 회장을 비롯해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인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부사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류두형 한화 모멘텀 및 한화정밀기계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일한경제협회장인 사사키 미키오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전 외무성 사무차관인 사이키 아키타카 미쓰비시상사 이사, 아소 유타카 아소시멘트 회장 등이 자리했다.
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함께했다.
한국 측 단장인 김윤 회장은 개회사에서 메가 FTA(자유무역협정) 협력, 경제안보 강화, 제3국 공동진출, 핵심 광물 및 에너지 보장, 탈탄소 추구 등 한일 양국의 과제를 제시했다.
손경식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경쟁 같은 당면 과제를 풀기 위해 양국 정부와 재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첨단분야에서 투자·기술 협력을 확대해간다면 세계시장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회장은 최근 국내에서 열풍을 일으킨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일본에서 주목받는 K팝을 거론하며 양국 미래 세대들의 교류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히로시마에서 곧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와 2025년 오사카 간사이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며 "한국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도 일본 측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양국을 둘러싼 주변국과 세계정세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양국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한국과 일본은 공통 과제도 많아 서로 연계하고 보완함으로써 '윈윈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지만 또다시 악화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며 "경제인들이 더욱 폭넓게 교류하고 신뢰 결속을 더욱 굳건히 하자"고 덧붙였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관계 강화에 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밝힌 것에 대해 매우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렇게 빨리 셔틀 외교가 실현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정말 기쁘다"고 했다.
사이키 아키타카 미쓰비시상사 이사는 미래세대의 교류를 위해 양국 학생들이 수학여행지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일경제인들은 오는 17일 이틀간의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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