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키스탄인들에 "시위할 수 있지만 폭력은 자제해야"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파키스탄에서 임란 칸 전 총리의 체포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파키스탄인들에 항의 시위를 할 수는 있지만 폭력은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은 16일(현지시간)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이 전날 오후 언론 브리핑 때 칸 전 총리가 지난주 체포된 이후 일어난 폭력시위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이렇게 답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취임했다가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밀려난 칸 전 총리는 지난 9일 부패 혐의로 체포됐고 12일 2주간의 보석을 허가받았다. 그는 체포 배후에 자신과 갈등을 빚어온 군부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칸 전 총리는 15일 트위터에 자신의 체포 이후 일어난 폭력 사태 과정에서 약 7천명의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당원과 지도자 등이 조사도 없이 구금되고 무장하지 않은 시위 참가자 수십명이 총상으로 사망했다는 글을 올렸다. 칸 전 총리는 PTI를 이끌고 있다.
파텔 부대변인은 "무엇보다도 (파키스탄에서) 개인들이 자신을 표현할 자유를 갖고 있다는 게 우리의 믿음이지만, 공무원들과 정부 청사들을 훼손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어떠한 폭력에도 가담하지 않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칸 전 총리의 체포에 대한 코멘트는 거부하면서 미국은 "하나의 정당이나 한 명의 후보에 대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오는 10월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어 "강력하고 안정되며 번영하는 파키스탄이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에 긴요하다는 게 우리 견해"라며 "(파키스탄 당국이 어떤 후보를) 체포할 때는 그 후보에 대해 법률에 따른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 언론인들이 자신의 체포에 대한 배경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는 칸 전 총리의 성명에 대한 언급에도 신중을 기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현 상황에 대해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내가 여기에서 내놓을 평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칸 전 총리의 체포 이후 모든 당사자가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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