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정부, 인도 주재 대사대리 첫 임명"
印일간, 도하 소재 탈레반 정치사무소 소장 인용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이끄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처음으로 인도 주재 대사 대리를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1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소재 탈레반 정치사무소 소장 겸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 내정자인 수하일 샤힌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 주재 대사 대리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파견되는 인물이 아니라 뉴델리 주재 아프간 대사관에서 근무해온 '카디르 샤'(Qadir Shah)라고 덧붙였다.
샤힌 소장은 아프간 정부의 이번 조치를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이는 인도와 신뢰를 쌓게 하고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이번 사안을 탈레반 내부문제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탈레반 정부가 인도 주재 대사 대리 임명 문제를 놓고 인도 정부와 공식적으로 소통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남아시아 맹주국으로 불리는 인도 정부는 지난해 6월 카불 주재 자국 대사관의 업무를 재개했지만,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1996~2001년 집권했던 탈레반은 9·11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다가 미군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었다. 이후 오랜 내전 끝에 2021년 8월 20년 만에 아슈라프 가니 당시 정부를 밀어내고 정권을 재장악하게 됐다.
현 뉴델리 주재 아프간 대사관은 가니 정부에 의해 임명된 파리드 마문드제이 대사가 이끌고 있다. 가니 정부 붕괴 이후 대사관 지위가 불분명하게 됐지만 대사관은 인도 정부와 영사 업무를 계속해오고 있다.
뉴델리 주재 아프간 대사 대리 임명 소식은 아프간 언론매체들이 인도 주재 아프간 대사관의 부패 문제를 잇따라 보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마문드제이 대사는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사관이 아프간 시민들의 문제를 "가능한 한 많이" 처리해온 유일한 "주소"(address)라면서 아프간 매체들이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은 여전히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고 대사관 내 모든 외교관과 관리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아프간 탈레반에 적대감을 지니고 있음에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18개월 동안 파키스탄 육로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밀을 지원하는 등 정기적 구제 원조를 해왔다.
인도는 특히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테러조직들이 아프간 일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상황을 우려하며 다자간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인도가 국제사회의 여타 구성원들과 같이 아프간 국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공감하면서 카불에 통합적이고 대표성을 지닌 정부가 들어서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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