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오염수 시찰단' 협의 중에도 日 "안전성 검증 역할 아냐"
일본정부, 외신기자 브리핑서 밝혀…"명칭도 오염수 아니라 처리수가 맞아"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시찰단 파견을 조율할 한일 국장급 협의가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한국 시찰단의 역할이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 검증은 아니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도쿄 주재 외국 특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브리핑에서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한국 시찰단이 안전성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시찰단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연합뉴스 질문에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한국 시찰단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오염수)의 안전성 평가나, 리뷰, 검증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한국 관계자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앞서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시찰단이 오염수 안전성을 평가하거나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현재 ALPS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해 원자력 분야에서 국제적인 권위가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을 받고 있다"며 "일본은 IAEA의 리뷰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한·일이 한국 전문가 시찰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등 방문으로 한국 시찰단이 일본에서 정보를 얻고 의견을 교환해 한국 국내에서 처리수의 안전성에 대해 이해를 넓히는 데 유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통역이 자신의 일본어 대답을 '한국 시찰단이 'inspection'(사찰 또는 점검)을 위해 온다'고 영어로 통역하자 "'inspection'을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시찰단은 'delegation'(대표단)"이라고 직접 영어 표현을 정정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용어에 대해서도 일본과 IAEA가 쓰는 '처리수'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오염수 명칭을 처리수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한국 언론 보도에 관한 질문에 "한국 보도 내용을 알지만 일본 정부로서는 코멘트를 삼가겠다"면서도 "해양 방류할 물은 일본이나 국제 기준을 밑도는 안전성이 확보된 ALPS 처리수이므로 오염수가 아니라고 한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에 설명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처리수로 용어를 변경하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부는 일관되게 '오염수'로 부르고 있으며, 변경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가 ALPS 설비를 거친 점을 내세워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엔 오염수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할 목적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대부분이 제거된다고 설명하지만, 역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지지 않는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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