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 체포된 칸 전 총리 구금 기간 8일로 결정
칸 지지자 격렬 시위는 지속…"총상 등 사상자도 속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9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된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에 대한 구금 기간이 8일로 결정됐다고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경찰 청사 내에 마련된 임시 법원은 칸 전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이런 결정을 내렸다.
전날 칸 전 총리를 체포한 국가책임국(NAB) 측은 이날 판사에게 충분한 신문을 위해 14일의 구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요청 기간이 모두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2018년부터 집권하다 작년 4월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밀려난 칸 전 총리는 그간 여러 건의 부패 혐의를 받아왔다.
NAB는 칸 전 총리의 여러 혐의 가운에 대학 설립 프로젝트 관련 부정 축재 혐의를 적용해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법원은 칸 전 총리가 외국 관리에게서 받은 고가 선물을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은닉한 또 다른 혐의와 관련해 이날 기소 결정을 내렸다.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당원 등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의 반발성 시위도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칸 전 총리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주요 도시에서 경찰차 수십대를 불태웠고 군·정부 관련 시설과 학교까지 공격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4명 이상이 숨졌다고 EFE 통신은 칸 전 총리 측을 인용해 보도했다.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은 이날도 북서부 대도시 페샤와르에서 라디오 파키스탄, 뉴스통신사 AAP 등의 건물을 불태우는 등 시위를 이어갔다.
이슬라마바드에서는 경찰초소가 불타기도 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것으로 보이며 시위대도 화염병과 총 등으로 맞섰다고 보도했다.
페샤와르 레이디리딩병원의 관계자는 이날 "오늘 시신 3구와 함께 부상자 20명이 실려 왔다"며 "일부 부상자들은 다리와 손 등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당국은 전날부터 전국 주요 지역의 인터넷과 모바일 데이터망을 차단했다. 이슬라마바드, 펀자브주, 신드주 등에는 집회 금지령도 내렸다.
이어 정부는 펀자브주에 군 병력을 투입하는 안을 승인했으며 이슬라마바드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등도 군 병력 동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아울러 아사드 우마르 PTI 사무총장, 샤 메흐무드 쿠레시 전 외교부 장관 등 칸 전 총리의 측근과 지지자 등 1천명 이상을 체포하며 시위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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