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분쟁 탓 연쇄위기…동북 아프리카 난민사태 터지나
"6만5천명 국경 넘어…주변국 이미 굶주려 영양실조"
최대 80만명 유입 우려…최빈국 경제위기 부추길 수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수단 군벌간의 무력분쟁에서 벗어나려는 피란민들이 국경으로 몰리면서 이미 상황이 좋지 않은 이웃 나라들로 혼란이 번질 우려가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인도주의 지원 단체인 국제구호위원회(IRC)는 수단 난민들이 분쟁을 피해 주변국으로 몰리고 있다며 "2차 인도주의 위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IRC는 지난달 15일 수단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주까지 난민 약 33만4천명이 발생했으며, 약 6만5천명이 국경을 건너간 것으로 추산했다.
이 단체는 이 중 3만명은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인접국 차드로 넘어갔으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전했다.
또 1만5천명은 남수단으로 갔고, 에티오피아로 간 인원도 수천명대로 추정했다.
유엔은 분쟁이 계속될 경우 8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대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난민들이 건너간 이웃 국가들 역시 분쟁 중이거나 치안이 불안하고 식량난에 시달리는 등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라고 IRC는 지적했다.
IRC의 아프리카 담당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마디하 라자는 CNBC와의 영상통화에서 "이 나라들 역시 분쟁을 겪고 있거나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6회 우기 연속 가뭄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식량부족과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그는 수단을 탈출한 난민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린 상태에서 넘어오는데 (도착한 지역의) 기온이 섭씨 50도에 이르고 물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취약한 이들 국가가 경제적 충격에서 회복하는 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주변국들이) 수천 명 단위로 넘어오는 (수단)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지원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더 많은 원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단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지휘하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내전에 가까운 충돌로 최소 550명이 숨지고 4천900명 이상이 다쳤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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