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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인도-파키스탄 외교장관, 카슈미르·테러 이슈 놓고 설전
"인도가 대화 분위기 훼손" vs "파키스탄 장관은 테러 산업 대변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앙숙' 사이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외교부 장관이 인도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6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인도 고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회의에서 "외교 분야의 성과를 위해 테러를 무기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자르다리 장관은 나라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발언은 인도를 겨냥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간 인도 정부가 파키스탄을 향해 인도 내 각종 테러를 조장하는 배후라고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인도는 2019년 2월에는 분쟁지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자폭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테러리스트 캠프'를 타격하겠다며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을 직접 공습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으로는 12년 만에 인도를 찾은 자르다리 장관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대화 환경 조성에 대한 책임은 인도에 있다고 응수했다.
그는 인도 정부가 2019년 인도령 카슈미르의 헌법상 특별 지위를 박탈하면서 양국 간 대화 분위기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원주민들이 부동산 취득, 취업 관련 특혜와 함께 폭넓은 지방 자치권을 가진 곳이었으나 2019년 관련 혜택이 폐지됐고 연방 직할지로 편입됐다.
이와 관련해 카슈미르 전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온 파키스탄은 인도 정부의 조치가 파키스탄과 주민의 권리를 훼손했다고 주장해왔다.
자르다리 장관의 주장에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카슈미르의 특별 지위 문제는 이미 '과거 역사'가 된 상태라며 오히려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내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자이샨카르 장관은 자르다리 장관을 '테러 산업의 대변인이자 옹호자'라고 지칭하며 각을 세웠다.
그는 "테러와 관련한 파키스탄의 신뢰는 그들의 외환보유고보다 빨리 고갈되고 있다"며 테러의 피해자는 가해자와 함께 앉아 테러 대응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이샨카르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SCO 회원 8개국 가운데 파키스탄과만 양자 회담을 갖지 않았다.
그는 "자르자리 장관은 SCO 회원국 장관 자격으로 인도에 왔을 뿐"이라며 우리는 그를 그 이상으로는 여기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됐으며, 참석 장관들은 오는 7월 3∼4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 관련 의제를 조율했다.
SCO는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러시아 외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회원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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