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헝가리 총리 "돌아와요, 트럼프 대통령!"
미 보수진영 행사서 재선 응원…"헝가리는 보수정치 인큐베이터"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극우 포퓰리스트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년 재선을 응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미 보수진영 최대 연례행사 '보수주의 정치 행동 회의'(CPAC)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 돌아오시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 달라"고 강조했다.
2010년부터 4차례 연임하면서 장기 집권 중인 오르반 총리는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정치인이다.
반(反)이민 정책과 언론, 사법부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면서 비슷한 성향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관계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서도 "대통령님, 맞서 싸우시라"면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날 일부 CPAC 참석자는 오르반 총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평화를 만드는 사람', 세계의 구세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강경 우파 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헝가리, 폴란드, 이탈리아, 이스라엘을 지목해 "보수주의자들이 유럽의 큰 성역을 점령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여전히 자유주의에 장악돼 있다면서 이는 "우리 국가를 분열하고 붕괴할 바이러스"라고 비난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의 자칭 '반자유적 기독교 민주주의'가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헝가리는 미래의 보수적 정책을 시험하는 인큐베이터"라고 자평했다.
오르반 정부는 언론과 학문의 자유 제한, 성소수자 차별법 도입 등으로 비판받아 왔다.
가디언은 오르반 총리가 이날 CPAC 연설을 통해 전 세계 급진 우파의 유대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 폭스뉴스 간판 앵커였다가 최근 퇴출당한 극우 성향 터커 칼슨도 이날 25초 분량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내가 부다페스트에 있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칼슨은 오르반 총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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