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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브랜드, 중국내 '애국주의'·현지업체 경쟁력 강화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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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브랜드, 중국내 '애국주의'·현지업체 경쟁력 강화에 압박"
홍콩매체 "논란 휘말린 일부 브랜드, 중국 입지 줄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항저우 주민 릴리 위 씨는 지난달 자신의 BMW 미니를 몇 주간 몰지 말아야 하나 걱정했다.
지난달 19일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BMW 미니 전시장 직원들이 무료 배포하는 아이스크림을 놓고 중국인과 외국인을 차별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후 해당 브랜드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BMW 미니 전시회서 차별대우'라는 해시태그가 당일 하루에만 1억 6천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보이콧 운동마저 벌어지자 BMW 미니 측은 24시간 내 두 차례 연속 사과문을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외국 브랜드들이 '애국주의 구매 열기'(궈차오)와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압박받고 있다고 4일 전했다.
2018년 중국 여성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 스파게티 등을 서툴게 먹는 장면이 담긴 홍보 영상물을 공개한 돌체앤가바나부터 2021년 신장위구르자치구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H&M 등 최근 몇 년간 많은 외국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들의 보이콧에 직면했다.
스웨덴 국립 중국센터의 힐레비 파룹 분석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온라인 국수주의 증가, 중국과 서방 간 긴장 고조,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 가열로 더 많은 압박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SCMP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발이 타깃이 된 기업들의 중국 내 경영에 전반적으로 미친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일부는 논란에 휘말린 후 중국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H&M이 2020년에는 중국에 445개의 매장을 뒀지만, 현재는 316개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대 우팡 교수는 2012년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 대한 중일 간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일본 자동차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면서 일본 자동차의 중국 판매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심각한 온라인 반발은 수십년 혹은 수백년에 걸쳐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스캔들에 휘말릴 경우 즉각 대응에 나서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형 글로벌 브랜드를 구매함으로써 자신은 국제적이며 높은 사회적 위치를 누리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은 그보다 더 한 것을 원한다"며 "중국이 강해지고 국가적 자부심이 퍼지면서 많은 젊은이는 '나는 중국인이다' 같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맥킨지)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46%였던 중국산 브랜드 점유율은 2021년 64%로 올랐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나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품질과 혁신 수준 때문에 자국산 브랜드를 고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 시장 전체 매출에서 다국적 기업의 비중은 2006년 16%에서 2020년 10%로 줄었다고 밝혔다.
맥킨지 중화권 대표 조응아이는 지난달 상하이 방문에서 "지정학이 중국에서 많은 것을 변화시켰지만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에 더 중요한 것은 현지 기업과의 경쟁"이라며 "내 생각에 중국 기업들의 혁신 역량과 생산성이 지정학적 압박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항저우의 브랜드 컨설턴트는 SCMP에 "중국 소비자들의 말과 행동에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알아야 한다"며 "온라인 국수주의 발발 이후 오래지 않아 소비자들은 여전히 BMW 미니를 몰고 스타벅스 커피를 사며 아이폰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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