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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껄끄러운 질문'에 기자 휴대전화 내던지며 "나가!"
NBC 기자, 성추문·의회사태 잇따라 질문하자 "당신과 얘기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제공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던 기자의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면서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지난 3월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유세한 직후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이런 상황을 전했다.
당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의혹을 수사중인 뉴욕 맨해튼 검찰이 자신을 체포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직후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용기에 함께 탑승한 소수의 기자에게 이날 유세 군중이 2만5천 명이 넘었다고 자랑하면서 기자들이 행사를 즐겼는지를 물었다.
그는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로널드 레이건이 살아난다며, 인기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참석한 유세 군중이) 한 300∼400명쯤 될까"라고 말한 뒤 대선 경선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경멸조의 '디생크터모니어스'라고 칭하면서 "그는 179명이었다. 지금껏 아이오와에서 가장 많은 군중이었다"고 조롱했다.
한 기자가 맨해튼지검의 수사에 대해 질문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본 힐야드 NBC 기자가 해당 수사와 관련해 '(당신은) 좌절한 것 같다'고 하자 "내가 좌절했다고? 난 방금 두 시간 동안 연설했다. 난 그것으로 좌절하지 않는다"며 "그건 가짜 수사다. 우린 잘못한 게 없다. 정반대다. 이것은 가짜뉴스다. NBC는 나쁜 뉴스 중 하나다. 그것에 대해 더는 질문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힐야드 기자는 이내 "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나. 1·6 사태가 정화될 수 있나"라고 물었고, 트럼프는 "난 결코 폭력에 찬성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이 화가 나 있다"고 했다.
힐야드 기자가 검찰 수사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당신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힐야드가 계속 질문하려 하자 트럼프는 테이블 위에 있던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는 "누구 것이냐"고 했고, 힐야드가 "내 것"이라고 하자 옆으로 집어 던졌다.
WP는 "녹취 오디오에는 트럼프가 휴대전화를 던졌을 때 가볍게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런 뒤 "그를 여기서 내쫓아라. 여기서 나가라"고 소리쳤고, 트럼프 참모들은 기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이와 관련, 트럼프 재선 캠프 대변인인 스티븐 청은 "트럼프는 많은 주류 매체를 (전용기에) 태워 왔고, 지금껏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건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34개의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첫 형사기소라는 오명을 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정치적 박해라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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