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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프간 탈레반 정권 두고 '구호냐 제재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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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프간 탈레반 정권 두고 '구호냐 제재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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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프간 탈레반 정권 두고 '구호냐 제재냐' 딜레마
"철수 등 단호 대응해야" vs "구호 활동은 이어가야" 의견 양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이어갈지, 구호 활동 중단 등 방식으로 탈레반 정권 제재를 강화할지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탈레반 정권은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엄격하게 적용하며 국제사회 가치에 위반되는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여성의 대학 진학을 금지하며 교육권을 박탈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엔 근무까지 금지하는 등 여성 탄압 정책을 강화했다.
이에 유엔의 고심이 깊어졌다.
탈레반 정권 제재를 위해 구호 활동을 중단하자니 빈곤과 탄압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 주민이 고통받고, 그렇다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지속하면 탈레반을 겨냥한 국제사회 압박에 힘을 실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유엔은 몇 주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카타르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를 마친 뒤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수 없다"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WP는 현재 아프가니스탄 등 문제가 되는 국가에서 유엔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월 아프가니스탄 내 유엔 구호 임무 수행 기간을 연장했으나 전 세계 기부국에서 모인 지원 자금은 목표액의 6%만 충족하는 데 그쳤다.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은 이번 카타르 국제회의를 통해 탈레반 정권이 국제사회 인정을 받는 데 있어 한걸음이나마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가 반발을 샀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유엔은 결국 서방과 탈레반 정권 사이 불편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모나 줄 뉴욕 유엔 주재 노르웨이 대사는 유엔이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다루는 데 대해 "이는 쉬운 일이 아니며 유엔에도 역사적으로 어렵고 도전적인 일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여성 운동가 측은 유엔이 탈레반 정권에 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서 카타르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문제 관련 국제회의에 유엔이 불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인도주의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원 후고 슬림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도주의자들이 신탁통치를 계속할 수 없는 시점이 온다"면서 "(탈레반에) '우리가 복지국가를 운영할 테니 당신들은 국가 정치를 망치고 정치 범죄를 저지르시오'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엔이 중립을 지키면서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 등을 위해 구호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줄 대사는 "탈레반은 스스로 자국민, 특히 여성을 포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로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직접 임명한 아프가니스탄 유엔 대사 모하메드 수하일 샤힌은 "유엔은 국제기구다. 중립적이어야 한다"면서 카타르 회의에 탈레반 인사가 초대되지 않은 것을 두고 "유엔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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