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일자리 정체…반도체법 고용효과 미지수"
제조업연맹 회장 "정체 상황 길어질수록 활성화 어려울 것"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제조업 고용 규모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다 반등한 뒤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법을 비롯한 산업정책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일자리가 대규모로 늘어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비내구재 제조업 일자리가 코로나19 확산 직전이던 2020년 2월 100에서 2020년 4월 91로 급락했다가 빠르게 회복했지만 지난해 6월부터 102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같은 기간 내구재 제조업 일자리도 100에서 88로 급락했다 회복했지만 지난해 10월께부터는 101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제조업 해고 규모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용과 구인은 고점 대비 하락세라는 게 NYT 설명이다.
스콧 폴 미국제조업연맹(AAM) 회장은 "매우 우려스러울 정도의 급락은 아니지만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길어질수록 (제조업 일자리를) 활성화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저용 차량 제조공장이 있는 미국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초반 대중교통 이용 기피에 따른 차량 수요 증가로 호황을 맞으며 2021년 말 실업률이 1%로 떨어졌고 임금은 2020년 초 대비 35% 올랐다.
하지만 이후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증가에 직면하면서 지난해 7천명 가까운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고 실업률도 미국 평균을 웃돌게 됐다.
NYT는 미 당국의 공급망 재편과 국내 산업 진흥책 아래 공장 건설이 빠르게 진행 중이지만,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속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20∼2022년 늘어난 제조업 일자리는 중공업보다는 식음료·제약 분야 등이며 노조 조직률이 낮은 저숙련 일자리인 만큼 수요 변화에 따라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싱크탱크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바버라 데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상황은 항상 경기침체에 선행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NYT는 지난 2년간 인프라법·반도체법 등이 통과되면서 반도체·태양광 패널·풍력 터빈 등에 수천억 달러가 투입될 수 있게 됐고 기업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과거와 유사한 규모의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지는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1950∼1960년대와 달리 새로 만드는 공장들은 외국과의 비용 경쟁을 위해 자동화·효율화에 나서고 있으며, 충분한 숙련노동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로봇 사용도 늘리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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