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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아닌 '미추홀 특별법'?…정부 "피해 대부분 지원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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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아닌 '미추홀 특별법'?…정부 "피해 대부분 지원가능"
미추홀구 피해자 2천484세대 대상 시뮬레이션
국토부 "미추홀 외 다른 지역도 대부분 특별법 요건 충족할 것"
전세피해 유형 천차만별…피해자들, 실태조사 반영한 특별법 요구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의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수정안을 제시한 가운데 수정안을 적용하면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이 특별법 지원 대상 요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 인천 미추홀구 남모(62) 씨 전세사기 피해자 2천400여세대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인천 미추홀구가 실시한 전세사기 피해자 현황 결과에 특별법 요건 수정안을 적용한 결과 대부분의 임차인이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예상 세대 수는 2천484세대다.
이 중 1천885세대(76%)에 선순위 근저당권 등이 설정돼 있다.
이들의 평균 임차보증금은 8천800만원이며, 임차보증금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인 세대가 75%를 차지한다.
보증금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7세대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토부는 "자력으로 보증금 회수가 가능한 소수의 일부 세대를 제외한 모든 임차인이 완화한 특별법 적용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보증금 상당액 미반환 우려' 요건을 수정해 보증금 일부를 변제받지 못했다면 모두 특별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도록 했다.
또 수사 개시와 함께 '임대인 등의 기망'과 '동시진행'(건축주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바지사장'에게 주택을 넘기는 방식)도 사기 의심 요건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특정 건축주에 의한 동시진행 방식으로 이뤄진 미추홀구 피해는 대부분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사기가 있었다고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국토부는 "인천 미추홀구 사례를 고려했을 때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다른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특별법 지원 대상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구청이 적극적으로 나선 미추홀구와 달리 다른 피해 지역의 경우 실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별법 요건이 미추홀 기준으로 정해진다면 특별법상 지원을 못받는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탁부동산 전세사기,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용으로 속여 임차한 사례 등 피해 유형이 다종다양하고 새로운 유형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의 개별 상황 또한 천차만별이다.
이강훈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변호사)은 "임대인의 기망과 부정한 양도 등으로 '사기 의도' 요건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며 "임차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임대인의 사정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특별법 적용 대상이 되려면 '수사 개시, 임대인 등의 기망 또는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자에 대한 소유권 양도 등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부집행위원장은 "전반적으로 '미추홀구 전세사기 특별법'을 만들려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여타 지역의 전세 피해 양상이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피해 실태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특별법 제정을 우려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의 이철빈 공동위원장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 유형을 나누고 지원책을 도출한 뒤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완화된 요건을 적용해도 여전히 배제되는 피해자들이 다수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특별법안 심사에 참여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무엇보다 정부가 피해 유형 종류와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유형별로 피해자 수는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위 소위 심사 과정에서 정부는 특별법 적용 요건을 6가지에서 4가지로 완화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대상 주택의 면적 요건을 없애고 보증금은 3억원을 기준으로 하되, 국토부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에서 최대 4억5천만원 범위에서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대항력·확정일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더라도 임차권 등기를 마쳤다면 지원 대상에 포함해 이미 다른 집으로 이사한 전세사기 피해자도 구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별법상 전세사기는 형법상 사기와 달리 폭넓게 인정될 것"
"사법적으로 말하는 '사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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