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후보 탁신 막내딸, 출산…탁신 "손주 보러 가겠다"
총선 2주 남기고 아들 낳아…탁신, 지지층 결집 유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탁신 친나왓(73) 전 태국 총리의 막내딸이자 태국 제1야당의 총리 후보인 패통탄 친나왓(36)이 총선을 2주 남기고 출산했다.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는 손주들을 돌보고 싶다며 곧 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2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패통탄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별칭이 '타신'인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히며 "모든 지지에 감사드린다. 며칠 회복한 후에 언론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제1야당 프아타이당의 총리 후보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려온 패통탄은 다음 달 14일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임신 상태에서도 최근까지 선거 운동에 임해왔다.
탁신 전 총리도 전날 SNS에 일곱번째 손주가 태어났다며 기쁨을 전했다.
그는 "손주 7명 모두 내가 해외에 나와 있는 동안 태어났다"며 "오는 7월이면 74세가 되는데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을 구하고 싶다. 곧 보자"고 썼다.
탁신 전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귀국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달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여생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다면 귀국해 복역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태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감옥에 가는 것은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으며, 선거 승리 후 사면을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 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총리직에 오른 뒤 2005년 총선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왕실, 군부와의 갈등 끝에 2006년 쿠데타로 실각했으며, 2008년 부정부패 등의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법원은 궐석 재판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탁신은 농촌·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외 도피 중에도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탁신 진영은 2001년 이후 실시된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탁신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은 2011년 총선을 통해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패통탄과 프아타이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려왔지만, 최근 다소 주춤하는 흐름이다.
현지 매체 마티촌과 데일리뉴스가 지난달 22~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진당(MFP)이 50.29%로 프아타이당(33.65%)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전히 승리가 유력하지만 프아타이당으로서는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개혁적인 성향의 전진당과 피타 림짜른랏 대표의 약진이 불안 요인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손주를 보러 가고 싶다는 탁신 전 총리의 이번 SNS 글도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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