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피해 특별법 지원요건 6개→4개 축소안 제시
'협소·모호' 비판에…'상당액 피해' 요건 제외
임대인 기망·바지사장 명의이전도 피해 대상으로 수정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국토교통부가 기준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적용 기준 6가지를 4가지로 줄인 수정안을 1일 제시했다.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라는 조건을 삭제하고, 수사 개시 외에도 '임대인의 기망'과 '바지사장에 대한 명의이전'도 조건에 추가해 적용 범위가 일부 넓어지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있고, 지원이 필요한 피해자들이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선 특별법 조건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특별법 적용 요건 수정안을 제시했다.
정부·여당이 발의한 특별법상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려면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며, 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돼야 하고(집행권원 포함),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에 해당해야 한다. 또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돼야 하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와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가 있어야 한다.
수정안에서 국토부는 대항력·확정일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임차권등기를 마친 경우 지원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 요건은 임대인의 파산 및 회생절차 개시, 경·공매 절차 개시로 인해 다수의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로 수정했다. 기존에 별도로 뒀던 '다수 피해 발생 우려'를 하나의 요건으로 병합했다.
피해 주택 요건은 보증금 3억원 이하로 하는 수정안을 냈다. 단,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보증금 최대 4억5천만원까지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라는 요건은 구체화했다.
'전세사기 의도'를 임대인 등의 기망 또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자, 즉 '바지사장'에게 임차 주택 소유권을 양도하는 경우 등으로 명시했다.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요건은 아예 뺐다.
이와 함께 보증금 전액을 현행법에 따라 반환받을 수 있는 경우는 특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정부 수정안에 따르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했거나 임대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해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임차인의 보증금 전액이 최우선 변제가 가능한 소액임대차보증금에 해당하는 경우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대항력 또는 우선변제권 행사를 통해 보증금 전액을 자력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해당한다.
국토부의 수정안에 대해 야당과 피해자단체에선 조건이 여전히 협소하며, 명백한 사기로 대항력을 상실한 피해자들은 구제받을 수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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