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회장, '직장 괴롭힘' 임원 징계 대신 해외출장 동행
'직장 내 괴롭힘' 임원 징계건의→無조치→'세계철강협회' 회의 함께 출장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최정우 회장이 사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대신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을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17∼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떠났다.
최 회장은 작년 10월 세계철강협회 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협회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글로벌 철강 현안을 논의했다.
그의 출장길에는 회사 관계자 여러 명이 함께했다. 출장자 중에는 2022∼23년 사내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확인돼 이달 초 징계 건의가 들어간 A임원이 포함됐다.
최 회장은 당초 A임원에 대한 징계 건의가 올라오자 징계 입장을 보였으나, A임원의 상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 징계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최 회장의 해외 출장, A임원 동행여부 등과 관련해 전반적인 입장을 확인하고자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대신 이번 사안과 무관한 자회사 포스코 관계자는 28일 전화를 걸어와 최 회장이 A임원을 유럽 출장에 동행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추후 '모르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번복했다.
포스코홀딩스는 A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을 확인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연합뉴스가 최근 A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취재에 나서자, 피해 조사가 이뤄진 지 거의 한 달 만에야 A임원을 대기발령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해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사용자는 과태료를 받을 수 있다.
최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재무실장과 정도경영실장 등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2018년 7월 중도에 하차한 권오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그룹 회장에 올랐다.
그는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회장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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