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형 와인매장·풋살구장…대형마트도 지역특화시대
맞춤형 공간 변화로 매출 '쑥'…"오프라인 경쟁력 극대화"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각 지역에 특화한 점포 전략으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인근 거주지의 인구·소비 특성을 맞게 점포 내부 구조를 혁신해 고객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그에 따른 매출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전국 111개 점포 가운데 22개를 이런 방식으로 재단장해 2021∼2022년 순차적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다시 고객을 맞이한 인천 청라점이 대표적이다.
청라지구는 어린 자녀를 둔 부부가 많이 사는 곳이다.
청라점은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해 간편·건강식을 찾는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게 식품 매장을 이전보다 40% 넓혔다. 넓어진 공간에는 비건 특화 매장도 자리했다. 인기 있는 아동·유아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유아용품을 많이 찾는 고객 수요도 반영했다.
같은 해 8월 리모델링을 마친 김포공항점은 와인 특화 매장으로 변신했다.
매장 중앙에 약 331㎡(약 100평) 규모의 동굴형 와인·위스키 판매 공간을 배치해 와인·위스키 2천여종과 국내 유명 브루어리 10여곳의 수제 맥주로 판매대를 채웠다. 인근 마곡 신도시로 젊은 층이 지속해 유입되면서 전국 대비 '3040세대' 구성비가 높은 특성을 고려한 공간 구성이다.
지난 28일 재단장해 문을 연 부산 동래점도 3040세대가 증가하는 주변 주거지 특성에 맞게 유니클로, ABC마트 등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브랜드와 키즈카페와 같은 문화시설로 공간을 새로 꾸몄다.
2021년 12월 오픈한 제타플렉스 잠실점이 아예 처음부터 대형 와인 시음공간과 롤러스케이트장, 풋살경기장 등이 배치된 복합 문화·체육공간으로 설계된 것도 이러한 방향성과 맥이 닿는다.
이러한 지역특화 점포의 매출 효과도 눈에 띈다.
이미 리모델링을 마친 22개 점포의 매출은 이전보다 평균 20% 이상 상승했다고 롯데마트는 전했다.
여기에는 그로서리(식품) 강화 전략도 한몫했다. 식품 공간은 넓히고 의류·생활용품 등 비식품 공간은 줄여 신선식품 중심의 '시즌성'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역 특화형 점포 리모델링의 매출 효과가 확인된 만큼 나머지 점포들도 단계적으로 이러한 방향으로 공간을 재배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139480]도 2020년 월계점을 고객의 체험성을 강화한 복합쇼핑몰형으로 상품과 공간을 재배치해 매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여세를 몰아 지난달 말에는 6개월간의 장기 리뉴얼을 거쳐 인천 연수점을 새로 오픈했다.
반경 5㎞ 이내 9세 미만 자녀를 둔 30∼40대 가족 구성비가 높은 지역 특성에 맞게 맛집과 엔터테인먼트, 패션, 라이프스타일,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테넌트(임대 매장)를 배치한 '타운몰' 형식으로 새롭게 꾸몄다. 그로서리 매장 규모도 기존 대비 11% 늘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신선·가공식품으로 채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를 고려한 대형마트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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