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빈방미] 美, 네 차례 공식브리핑…국빈만찬 준비에 한국계 전문가 투입
배려 흔적 역력…美 NSC,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서 브리핑 '이례적'
바이든 여사, 국빈만찬 사전 설명…한국계 셰프·디자이너 합류해 준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와 관련해 한미정상회담이란 본류는 물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초대한 두 번째 국빈이라는 형식에 걸맞은 예우를 갖추기 위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올해가 한미동맹 70년을 맞는 상징적인 해인 데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관계가 녹록지 않고 서방과 권위주의 세력과의 대결 양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맹방인 한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을 주제로 한 공식 브리핑을 잇달아 개최하면서 이번 회담의 중요성과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한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이번 회담의 의미와 전망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한미동맹 70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우린 지난 70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70년을 고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및 수출통제 동참,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등을 거론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한국 내 의구심 어린 여론을 의식한 듯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관련 별도 성명도 낸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미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매우 명확하고 입증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한미정상회담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엔 대통령실 기자단의 숙소에 차려진 한국 프레스센터를 직접 찾아 또다시 브리핑하는 이례적인 모습까지 연출했다.
그는 "오늘은 바이든 정부가 두 번째로 국빈 방문하는 국가 원수를 모시는 날이어서 아주 기쁘고 흥분된다"며 "우리가 함께 이렇게 멋진 동맹을 심화하고 더 포괄적으로 넓힐 기회여서 굳건한 동맹을 강화하는 복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이 26일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 사실상 정상회담 일정이 마무리되는 것인데, 미 국무부는 이튿날인 27일 한국 등 동아시아를 관장하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차관보의 외신 상대 결과 브리핑도 예고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주제로 한 공식 브리핑만 모두 4차례 진행하는 셈이다.
미 정부는 국빈 방문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26일 국빈만찬에도 한국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지난 24일 기자들을 불러 만찬 메뉴와 장식 등을 직접 설명하면서 이번 국빈만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음을 강조했다.
바이든 여사는 한국계 스타 셰프인 에드워드 리를 만찬 준비팀에 직접 합류시켰는데, 백악관 수석 셰프와 상의해 양국의 음식을 결합한 메뉴 선정을 위해서였다.
메인 메뉴로는 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이 낙점됐고, 각종 미국 요리에 된장과 고추장 등 한국 양념으로 풍미를 살렸다.
리 셰프는 미 유명 요리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미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상을 받은 실력자다.
만찬장 테이블 세팅도 뉴욕의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한국계 정 리가 맡았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미는 12년 만이며, 바이든 정부의 국빈 초청은 2년여 동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전부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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