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방문 앞둔 백악관에 태극기 든 미군의장대…한인들도 '기대감'
美, 공식 환영식 예행 연습 등 준비…백악관 주변 거리에 태극기
한인단체, 방미로 외교·경제 돌파구 기대…"대등한 동맹관계" 주문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낮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미군 의장대가 등장했다.
백악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관광객이 늘 몰리는 백악관 북쪽 라파엣 광장에 있던 시민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의장대와 태극기로 카메라를 돌렸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4개 군종별 의장대가 도열하더니 군악대와 함께 백악관 관내 안으로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환영 준비에 바쁜 미국 수도의 모습이었다.
워싱턴DC 시내 곳곳에 걸린 태극기도 임박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예고했다.
한 행인은 미국 대통령실 업무용 건물인 아이젠하워 행정동 외벽에 걸린 대형 태극기를 가리키며 "한국"(South Korea)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북쪽과 남쪽을 각각 가로지르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와 콘스티투션 애비뉴의 가로등에는 성조기 및 워싱턴 DC 정부 깃발과 함께 태극기가 게양됐다.
미국 정부가 국빈 방문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작년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는 아이젠하워 행정동 외벽 등 백악관 주변 시내에 프랑스 국기를 볼 수 있었다.
미국의 한인사회도 윤 대통령의 방문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인단체장들은 특히 한국이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의 공급망 재편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상황에서 이번 방미를 통해 돌파구가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국제사회의 질서가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에 이번 회담은 하늘이 준 기회"라며 "미국과 대등한 동맹관계를 새롭게 만들고 지구촌의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싼 4강과 균형 있는 외교가 중요한 데 최근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보면서 많은 동포가 우려한다"고 밝혔다.
강창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 회장은 "동맹으로서 무조건 양보보다는 할 말은 하고, 얻을 것은 얻으면 좋겠다"며 "특히 현대, 삼성, LG, SK 등 기업이 직면한 경제 문제가 큰 데 실질적인 성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방미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할 예정인데, 간담회 참석을 희망한 한인들이 좌석보다 많아 주미대사관이 참석자를 선별하면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새로운 한미동맹 70년을 열어갈 차세대와 청년을 중심으로 간담회 참석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로 미국 버지니아주 보훈 및 병무부 부장관인 제이슨 박,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 피스컬노트 창업자 팀 황, 아이린 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등이다.
워싱턴한인연합회, 버지니아한인회, 메릴랜드총한인회 등 몇 한인단체는 미주한국일보와 미주중앙일보 등 한인 신문에 국빈 방미 환영 광고를 냈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일부 한인은 규탄 시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한국대사관도 마지막까지 준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사관 직원은 "오늘도 비상근무 체제다. 적어도 지난 두 달 정도는 주말에 쉬어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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