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한파 에든버러 페스티벌 총감독 "韓 음악성 뛰어나"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총감독 맡은 니콜라 베네데티
한국 작품 역대 최다 초청…"첫 해 한국 예술인 초청하게 돼 신난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세계적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의 니콜라 베네데티 총감독은 올해 한국 작품을 역대 가장 많이 초청하는 이유로 "예술 수준이 훌륭하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스타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한 베네데티는 17일(현지시간) 런던 시내 한 카페에서 제76회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사전 미디어 브리핑을 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처럼 말했다.
올해 EIF는 베네데티 감독이 취임 후 색깔이 처음 드러나는 행사로,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 작품이 '포커스 온 코리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역대 최다 초청된 것이 특징이다.
그는 "한국 작품을 초청한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술 작품 수준"이라고 말했다.
EIF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여름에 개최되는 공연 예술 축제로, 올해는 8월 4일부터 27일까지 영국 등 48개국 예술인 2천여명이 참여하는 클래식 음악, 무용, 연극 등의 공연 295개가 무대에 오른다.
한국에선 국립창극단, KBS 교향악단, 노부스콰르텟, 손열음, 클라라 주미 강 등 5개 공연이 한국 특집으로 소개됐다.
베네데티는 "한국에 여러 차례 가 봤고 한국 음악가들과도 교류를 많이 하면서 예전부터 그들의 실력에 감탄해왔다"며 "특히 감독으로 행사를 치르는 첫해에 한국 예술인들을 초청하게 돼서 무척 신난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인으로서 봤을 때 한국에서 정말 멋진 바이올리니스트가 많이 배출됐고 그 중엔 내 친구들도 있다"며 "프로그램을 정할 때 내가 한국 음악인들을 너무 많이 추천하고 다 데려오고 싶어 해서 자리가 부족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한국 음악인들에겐 진정성이 있고 미와 소리의 질에 대한 존중, 드라마 등이 있으며 음악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베네데티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의 특징에 관해서 "국제 행사로서 매년 세계 40∼60개국의 예술인들을 소개하며 3주 기간에 쉼 없이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장소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이 매우 다양하고, 그 깊이와 수준도 독특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그는 "8월 에든버러라는 시간과 장소도 특이하다"며 "날씨가 좋고, 10여개 축제가 동시에 굴러가면서 도시 전체가 매우 활기차고 '아름다운 혼돈'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때 에든버러에선 EIF 외에도 프린지, 영화제, 밀리터리 타투 등이 개최돼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베네데티는 연주자와 축제 감독의 차이에 관해서는 "극히 다른 경험이지만 사람들을 의미 있는 일로 모으는 것은 근본적으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EIF가 올해 36세인 자신을 총감독으로 선정한 배경에는 젊은 층과의 교류를 넓히기 위한 의도가 담겼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며 "양쪽 세대가 공감하는 범위를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베네데티는 4세 때 바이올린을 잡았고 8세 때 영국 국립 청소년 교향악단에서 악장으로 활동했으며 10세 때 세계 각국의 바이올린 영재들이 모이는 예후디 메뉴인 학교에 입학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4년 16세의 나이로 'BBC 영 뮤지션'에 발탁됐고 20대에는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에서 가장 주목 받는 폐막 공연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에선 2014년과 2019년 독주회를 했고 이외에도 몇차례 협연 등으로 다녀갔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 방문 중에도 초등학교를 찾아가 악기연주를 지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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