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우크라 전쟁 관련해 듣기 좋은 말만 하긴 싫어"
유럽 순방서 회견…"러시아와 우크라, 평화 협상 나서야" 기존 입장 되풀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서방과 대립각을 세워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은 어느 쪽에도 듣기 좋은 말을 하기 싫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순방 중인 룰라 대통령은 이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처럼 말하고 "나의 목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를 협상의 테이블로 데려오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분쟁 해결을 위한) 제3의 대안을 찾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자신의 발언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들이 반발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중국 국빈 방문 때 "우크라이나도 전쟁에 책임이 있다", "미국 등 서구 열강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 분쟁을 연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양국이 즉각적인 평화 협상에 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 측 선전 내용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있다"라고 논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방은 현 상황에서 평화 협상을 벌이는 것은 전쟁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에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양국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르투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설립 회원국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달라는 독일 등 서방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8일 브라질을 찾은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오찬 회담에선 "브라질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에 대한 침해를 반대한다"라고 말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룰라 대통령의 포르투갈 방문에서 양국 정부는 초중등 학위 상호 인정, 브라질인의 포르투갈 이민 관련 내용 등 13개 협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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