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20년간 시총 2.6배·몸집 7.3배로 키웠다
CEO스코어, 증권사 35곳 성장세 조사…메리츠증권 성장률 '톱'
증권사, 2002년 73곳→2022년 59곳…ROE는 11.1%p 증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지난 20년간 국내 증권업계의 연평균 자기자본이 7배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수익은 21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금융투자협회 창립 70주년·상장사협의회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20년간(2002∼2022년) 국내 증권사의 성장세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증권사 44곳 중 20년간 연결 실적이 비교 가능한 35곳이다.
이 기간 조사 대상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10조6천829억원에서 77조6천228억원으로 626.6% 증가했다. 이른바 '몸집'을 7.3배 키운 것이다.
평균 자기자본 증가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039490](8천208.5%)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2002년 535억원에서 지난해 4조4천475억원으로 82배 증가했다.
이어 BNK투자증권(6천15.2%), 비엔피파리바증권(5천159.5%),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4천378.8%), 흥국증권(2천846.3%), 메리츠증권(2천207.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들 증권사의 총 영업수익(매출)은 2002년 말 9조1천201억원에서 지난해 202조5천956억원으로 21배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16억원에서 5조7천448억원으로, 순이익은 -5천252억원에서 4조7천827억원으로 흑자 전환 후 성장세를 유지했다.
20년간 영업수익 기준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이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57조376억원으로 2002년(1천497억원) 대비 380배 증가했다.
이어 BN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케이알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 순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이베스트투자증권, 메리츠증권, BNK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순이익 기준 증가율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190650],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BNK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순으로 높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경우 흑자전환이나 적자감소 등의 형태로 정확한 증가율을 책정하기 어려운 기업은 순위에서 제외했다고 CEO스코어는 전했다.
조사 대상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2년 -4.9%에서 지난해 6.2%로 11.1%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ROE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18.9%)이었으며, 케이알투자증권(15.8%), 메리츠증권(15.0%), 리딩투자증권(12.6%), 흥국증권(12.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 경험이 있는 국내 증권사 28곳 중 3월 말 기준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상장 폐지된 7곳을 제외한 상장 증권사는 총 21곳이다. 이중 2002년 12월 말 수치와 비교 가능한 18곳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160.0%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2002년 이후 상장해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시총이 2002년 12월 30일 기준 989억원에서 올해 3월 31일 기준 3조7천517억원으로 3천694.1%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에 따라 25일 상장 폐지된다.
현대차증권[001500](725.6%)과 한화투자증권[003530](475.4%)도 시총 증가 폭이 컸다.
한편 2002년 초 73곳이던 증권사는 지난해 말 59곳으로 줄었다. 20년 만에 19.2%(14곳)가 사라진 셈이다. 해당 기간 감사보고서 제출 경력이 있는 증권사를 기준으로는 63곳 중 44곳만 남고 19곳(30.2%)이 문을 닫았다.
비오에스증권과 건설증권, 한맥투자증권 등 6곳이 경영악화로 인한 청산, 파산, 해산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우리증권, 동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등 13곳이 다른 증권사에 합병 소멸됐다.
44곳 중 NH투자증권[005940], SK증권[001510] 등 26곳(59.1%)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지주사, 사모펀드 등에 인수되며 대주주가 변동됐다. 대주주 변동이 없는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016610] 등 18곳(40.9%)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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