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우크라 곡물' 갈등에 1천500억원 농민 지원책 제안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과잉 유입에 따른 피해 농민 지원책으로 1억유로(약 1천455억원) 규모의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일부 국가가 농산물 가격 급락으로 자국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통제에 나서자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으나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지지가 경제적 압력 때문에 손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당사국들은 이날 EU 집행위측이 제시한 지원 패키지를 놓고 논의했으나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U 집행위 관리들은 "앞으로 며칠간 논의가 계속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EU는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한 해상 수출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관세를 철폐해 동유럽을 경유하는 우회로를 확보해줬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옥수수, 밀, 해바라기씨 등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동유럽 시장에서도 대거 풀리면서 가격 폭락을 초래했고 농민 시위가 잇따르는 등 일부 국가의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
이에 EU 집행위는 지난달 20일 폴란드·불가리아·루마니아 등 3개국이 농가를 지원할 수 있도록 EU 예산에서 5천630만유로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약 열흘 만에 회원국 동의를 거쳐 첫 지원 패키지를 확정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과잉 유입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자 지난주말 헝가리와 폴란드는 한시적으로 수입 중단 조처를 내렸고 이번 주에는 슬로바키아와 불가리아가 여기에 합류했다. 루마니아는 운송 감독을 강화했다.
이 가운데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협의를 벌여 경유 농산물이 자국 시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경유 수송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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