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자원 무기화' 대비한다…희토류 국제표준·재활용부터
국내 독립적인 첨단산업 선순환 공급망 구축 목표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정부가 첨단산업 전반에 쓰이는 희토류 등에 대한 중국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에 대비한다. 그 첫발은 희토류의 선제적인 국제표준 품질 확보와 재활용이다.
미국이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를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희토류 자석의 제조 기술 수출 금지'를 추진하는 등 반격에 나선 만큼 독립적인 국내 선순환 공급망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 글로벌화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희토류는 자동차와 가전 모터의 영구자석과 전기차에 사용되는 반도체·의료·레이저·렌즈·디스플레이 등 탄소중립과 차세대 산업 전반에 핵심적으로 쓰인다. 이는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도하는 주력 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4천400만t·36.67%)은 세계 1위다. 또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16만8천t으로 전 세계 생산량(28만t)의 60%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희토류 공급망은 이처럼 압도적인 원료 경쟁력을 가진 중국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첨단산업으로까지 번진 미중 패권 갈등 속에 중국으로 일원화되다시피 한 공급망이 우리 산업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때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이번에도 희토류 자석의 제조 기술 수출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의 이런 '자원 무기화' 카드에 대응해 '희토류 국제표준화 전략'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표준물질 3종 도입 및 국제표준 8종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제적으로 통관·거래되는 희토류 품질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나아가 희토류 성분 표기와 분류 기준을 명시한 '재활용 표준 3종'도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모터 관련 재활용 표준을 개발·도입할 계획이다.
희토류 재활용 산업으로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만들어 중국에 치우친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희토류는 중국 등 특정국에 편중돼 있어 자원 무기화의 우려가 높다"며 "중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재활용 정보와 표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표원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해 희토류 소재의 기초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 경쟁력을 갖춘 분리·정제 기술, 회수·저감·대체 원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재활용 공급망을 이끌기 위해 '재활용 표준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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