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김어준·주진우 방송에 "객관성 결여" 행정지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김어준·주진우 씨가 진행한 시사 보도 프로그램들이 객관성과 공정성 원칙 등을 위반했다며 잇따라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18일 먼저 KBS 1AM '주진우 라이브' 지난해 9월 5일 방송분에 대해 '권고'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해당 방송은 출연자가 빅데이터 분석을 소개하면서 국민의힘 비대위에 대해 '부정이 80'이라며 신뢰하기 어려운 조사 결과를 마치 여론조사인 것으로 오인하게 하고,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조사 일시 및 전체 질문지 등 확인처를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김우석 위원은 "커뮤니티와 블로그는 워낙 다양해 신뢰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자료로 '부정이 80'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황성욱 위원도 "확인할 수 없는 빅데이터로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 통계처럼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유진·옥시찬 위원은 "출처와 기법 등 최소한은 밝혔다고 본다"며 문제가 없다고 봤으나, 이광복 소위원장이 "언론이 여론을 원하는 쪽으로 유도할 의도가 아니라면 빅데이터 사용은 자제하는 게 맞다"고 해 '권고' 결정이 났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또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현재 폐지) 지난해 9월 1일과 2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제작진 의견진술을 들어보기로 했다.
해당 방송분은 진행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전 교수 형집행정지 불허를 일방적으로 비난했고, 서울시의 TBS 예산 삭감에 대해 자사 입장만 일방적으로 주장했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되게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의 22개국 정상 지지도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조사 기간 등을 고지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이 꼴찌라고 단정했으며, 홍문종 전 의원이 구속된 것을 홍문표 의원으로 잘못 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성욱 위원은 "진행자가 '멍청한 검찰' 등 자신의 단정적 가치 판단을 전파에 말하고 있다"고, 김우석 위원은 "팬덤 정치 중심에 김어준 씨가 있고 이게 전체 방송 생태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방송소위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같은 달 7일 방송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매일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방송한 데 대해서는 '권고' 의결했다.
한편, 당 지도부 선출시 권리당원의 평가 비중을 높이는 더불어민주당의 개편방안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지지세가 강하다는 이유로 권리당원을 '개딸'로 지칭한 MBN 'MBN 뉴스 7' 올해 3월 2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문제없음' 의결했다.
김우석 위원은 "'개딸'이라는 용어는 (지지자들이)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지며 붙인 이름이고 민주당 내에서도 통용된다. 활동력이 강하기 때문에 여론을 주도한다는 의미에서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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