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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복원에 딱 맞는 종이" 이탈리아도 한지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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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복원에 딱 맞는 종이" 이탈리아도 한지에 반했다
훼손된 바티칸 문화재, 한지로 복원…"다빈치 작품에도 사용"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가 문화재 복원과 미술 재료로서 한국 전통 한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과 협력해 13∼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의 주요 도시인 베네치아와 브레시아에서 전통 한지 세미나와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13일 베네치아의 유명 관광지인 산마르코 광장의 마르챠나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전통 한지의 우수성과 복원활용방안' 세미나에선 실제 한지를 이용해 문화재를 복원한 사례가 소개됐다.
키아라 포르나치아리 바티칸박물관 종이복원실장은 "보통의 종이들이 작품에 쓰인 기존 종이와 물성이 달라 어려움을 겪지만, 한지는 색을 먹는 성질이 바티칸 작품 복원과 잘 맞아 자주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훼손이 심한 작품을 복원할 때 한지를 가장 먼저 사용해본다"고 한지를 높이 평가했다.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이탈리아 국립도서기록물 병리중앙연구소장은 한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로사노 복음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 등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둘 다 이탈리아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도서들로, 그만큼 한지가 이탈리아 복원계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성일 전주한지장은 전통 한지 제작 방법을 설명하며 화학제품이 아닌 천연재료로만 만든 전통 한지가 오랜 시간 변질하지 않는 종이임을 강조했다.
브레시아에서는 14일 리카르도 아요싸 국립로마미술대 교수의 천연염색 한지 작품 전시회 '내재된 자연'이 개막했다.
브레시아의 C.AR.M.E. 문화협회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 개막식에는 200여명이 참석해 한지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15일에는 현지인 80여명을 대상으로 '전통 한지의 현대적 활용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이탈리아 현지 복원가는 "한지가 복원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슈퍼스타"라고 표현하며 "얇고 잘 찢어지는 다른 종이와 달리 한지는 닥섬유의 길고 복잡한 구성으로 만들어져 두껍고 튼튼해 복원가들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전예진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장은 "이번 행사가 이탈리아 북부 복원계와 미술계에 한국의 전통 한지를 소개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이탈리아 현지에서 한지 구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해외에서도 편리하게 전통 한지를 구입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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