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코스피·코스닥 랠리 피로감…단기 조정 우려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커지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1분기 어닝시즌·실물경제 지표에 촉각"
"코스피, 박스권 돌파 후 단기 조정"…"2차전지발 높은 변동성 주의"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4일 2,571.49로 일주일 전(2,490.41)보다 3.26% 올랐다.
코스피는 엿새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일주일간 1조8천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7일 880.07에서 일주일간 2.70% 올라 903.84까지 고점을 높였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900선을 넘은 건 지난해 5월 4일(900.06) 이후 11개월여만이다.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닥지수를 900선까지 올려놨다.
2차전지로의 쏠림현상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시장의 매수세가 제약·바이오로 옮겨붙었다.
다만, 전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1% 줄어든 6천917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감소폭은 2월 0.2%보다 커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올해 하반기 약한 경기침체를 전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생산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미 연준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주말 한 연설에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고 인플레이션도 목표치를 훌쩍 웃돈다"며 긴축 통화정책 유지를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다음 달에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은 현재 77.5%로 집계됐다.
시장은 최종금리가 연 5.00∼5.25%까지 오르고서 오는 7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대내외 수요 부진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국내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경기 둔화 우려가 깊어지면서 기업 이익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 경기침체 문구가 들어간 만큼 금융시장은 미국 수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미국 소매 판매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앞으로 공개되는 경제지표는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경기부양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 긍정적 재료도 고려하면 증시는 박스권 돌파 후의 단기 조정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번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실물경제 지표 흐름에 더 주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연준위원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한 만큼 실물지표 결과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에선 통화정책과 경기 방향성 외에도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업종은 차익실현이나 손절매를 위한 매도와 추가 매수세가 동시에 나오면서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차전지업종은 이번 주에도 시장 전체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짧은 호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변동폭으로 2,490∼2,59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18일(화) =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중국 3월 소매 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
▲ 19일(수) = 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
▲ 20일(목) = 미국 3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유로존 4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
▲ 21일(금) = 한국 3월 생산자물가, 미국과 유로존 4월 시장 구매관리자지수(P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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