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 물가 둔화·비축유 보충 기대에 상승
(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상승했다.
또한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조만간 보충할 것이라는 소식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3달러(2.12%) 오른 배럴당 83.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틀 연속 올랐으며 이틀간 상승률은 4.4%에 달한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3월 물가가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조만간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통상 유가는 오름세를 보인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로는 5.0% 올라 2월의 6.0% 상승보다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5.1% 상승보다도 낮았다. 3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으며, 이 역시 시장 예상인 0.2% 상승과 전월의 0.4% 상승을 밑돌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0.46% 하락한 101.487 근방에서 거래됐다.
DTN의 트로이 빈센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지난주 5거래일간 유가는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좁은 범위에서 거래된 이후 마침내 인플레이션 발표 이후 그 좁은 범위를 벗어났다"라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스튜어트 글릭만 애널리스트는 이번 물가 지표는 "약간 환영할만한 신호"라며 "CPI 수치가 완화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에 더 강력한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원유 수요 측면에서 상황이 약간 나아 보인다"라며 "이는 아마도 유가의 지속된 침체 가능성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다시 채울 것이라는 기대도 유가를 지지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곧 비축유를 다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67달러~72달러 수준이나 혹은 그보다 낮을 때 비축유를 다시 채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가는 현재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넘어선 상태이며, 67달러~72달러 수준은 지난 3월에 보인 수준이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예상과 달리 증가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7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9만7천배럴 늘어난 4억7천54만9천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6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33만배럴 줄어든 2억2천224만5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60만6천배럴 감소한 1억1천244만5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70만배럴 줄어들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5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정유 설비 가동률은 89.3%로 직전 주의 89.6%에서 소폭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90.1%를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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