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방미 준비에 4대그룹 많은 도움…기업들 스스로 뛰어"
김병준, 연합뉴스 인터뷰…"기업인들 안 움직이면 엑스포도 못 치를 것"
한일 경제협력 관련 "분업화 사슬 속에서 협력할 부분 많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김보경 최평천 기자 = "우리 기업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동계올림픽이나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어떻게 하겠어요. 그분들이 정말 열심히 뜁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지난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적 이벤트를 치르는 과정에서 재계의 노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2월 23일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으로 공식 선출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8∼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 몸담았다.
김 직무대행 취임 이후 전경련의 위상은 제고되는 모양새다.
전경련은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법 발표를 계기로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함께 한일 양국의 재계가 경제 교류·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준비 과정에서도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니 우리 기업들이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용산(대통령실)에서 부탁도 안 하는데 죽기 살기로 미국 기업인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미국상공회의소나 상·하원의원들을 만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편하게 이뤄지도록 뛰는 중"이라고 전했다.
전경련은 최근 회원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번 윤 대통령의 방미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삼성·SK·현대자동차·LG)의 총수들은 지난달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어 이번 방미에도 함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직무대행은 "전경련 회원사 하나하나의 국제 네트워크가 강하고 그게 모여 전경련 전체 네트워크가 된다"며 "우리 기업인들은 필요하다면 전경련 회원이든 아니든 다 같이 돕고 있고, 지난 일본 방문과 이번 방미 준비 과정에서도 회원사는 아니지만 4대 그룹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달 윤 대통령과 재계의 방일 이후에도 독도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역사 교과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데 대해 양국 정치체제 차이를 고려하면 한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의원내각제 국가라 정치 전면에 있는 의원들이 대중 여론을 따르고 존중할 수밖에 없어 한일관계를 개선하자는 이야기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며 "5년 단임 대통령 중심제인 한국과 달리 난관이 있으면 이를 뚫어가는 정치적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양국 관계의 돌파구를 만들 주체로서 재계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는 감정을 앞세울 수 있지만 기업은 합리적이다. 협력해서 나아진다고 생각하면 협력을 원하는 법"이라며 "전경련이나 게이단렌 입장에서는 양국이 협력할 일이 너무 많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대해서도 일본과 우리가 함께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기업 입장에서 일본과의 관계가 전과 달라졌다고 강조하면서 "글로벌 분업체계가 크게 진전돼 부품, 소재, 원자재 등 모든 것이 분업화 사슬에 들어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것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이 협력관계"라고 했다.
앞서 김 직무대행은 전경련에 몸담으면서 6개월간만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차기 전경련 회장 인선 작업 진행 상황을 묻자 "일단 전경련을 바로 세워 전경련에 대한 국민 인식이 바뀌고 위상이 올라갔을 때 (회장직을) 부탁하면 훨씬 잘 들어주시지 않겠나"라며 "지금 기업 경영에 정말 전념해야 할 총수들에게 (회장을 맡아 달라는) 이야기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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