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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박해' 니카라과 정부, 부활주간 행사도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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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박해' 니카라과 정부, 부활주간 행사도 탄압
전통적 십자가 행진 전면 불허…일부 가톨릭 신자 구금시키기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장기 집권에 비판적인 종교인들에 대해 광범위한 박해를 이어오고 있는 중미 니카라과 정부가 가톨릭계 최대 기념행사로 꼽히는 부활 주간 거리 행진까지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8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일간지 라프렌사와 BBC 스페인어판 등에 따르면 올해 니카라과에서는 공원과 거리 등에서의 이른바 '십자가의 길' 가톨릭 종교 행사가 공식적으로는 한 건도 진행되지 않았다.
680만명의 인구 절반 이상이 가톨릭 신자로 분류되는 니카라과에서 부활절(올해는 9일)을 앞두고 공공장소에서 '십자가의 길'을 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라프렌사는 보도했다.
예수 수난과 부활을 묵상하며 주요 도로를 함께 걷는 이 상징적인 의례는 가톨릭계에서 중요한 예식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에서 대놓고 부활 주간 야외 행사 중단 또는 금지를 공표한 것은 아니지만, 공권력을 동원해 사실상 강제했다는 게 현지의 목소리라고 매체들은 전했다.
경찰이 주요 교구를 찾아 '보안상의 이유'로 행진을 불허했다는 설명이다.
BBC 스페인어판은 익명의 가톨릭 신자들 언급을 인용해 "이 박해의 시대에 니카라과에서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십자가의 길은 건물 내부 또는 성당 부지 안에서만 할 수 있다는 방침을 많은 사람이 들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주요 종교시설 인근에 배치돼 있던 경찰관이 십자가를 들고 밖으로 나선 이들을 향해 "그건 금지돼 있다"고 외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실제 거리 행진을 하려다 10명 안팎의 종교인이 구금됐고, 이를 취재하던 언론인 1명도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카라과에서 정부와 가톨릭 간 갈등이 깊어진 것은 2018년께부터다.
1979년 산디니스타 좌익 혁명 후 1990년까지, 이후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장기 집권 중인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에 철권을 휘두르고 있는데, 가톨릭계 인사도 그중 한 부류였다.
니카라과 가톨릭 교계는 반정부 시위자를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했고, 오르테가를 직접 성토하기도 했다.
이에 오르테가 정부는 웬만한 종교 행사를 앞두고는 신자들이 모이지 못하도록 미리 집합 금지 같은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지난해 3월엔 갈등 중재를 위해 노력해온 교황청 대사를 추방했다. 교계 대학과 방송국 문도 줄줄이 닫게 했다.
최근엔 국가안보 저해와 가짜뉴스 유포 등 죄를 물어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에게 26년 4개월의 징역형을 내렸고, 이에 대해 비판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발끈하며 교황청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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