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수감 후 처음으로 호주 외교관 영사 방문 받아
미국으로 인도되지 않기 위해 지원 요청한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영국에서 수감 중인 호주 출신의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수감 후 처음으로 영사 방문을 받았다.
5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티븐 스미스 영국 주재 호주 고등판무관은 전날 영국 런던 벨마시 교도소를 찾아 호주 국적인 어산지와 만났다. 고등판무관은 영연방 국가 간 대사 역할을 하는 외교사절로, 타국의 외교 대사와 거의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
스미스 고등판무관은 어산지와 만나기 전 ABC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정부가 영사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그의 건강과 안녕을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어산지와 만난 뒤에는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함구하면서도 "호주 정부는 어산지 사건 처리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어 빨리 결론 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ABC는 어산지가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와 관련해 호주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어산지 접견을 신청했지만, 벨마시 교도소로부터 이를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어산지에 대한 접견을 거절당한 명확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며 "이는 영국 사법부와 교도 행정부가 어산지를 일반 수용자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어산지는 2010년부터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을 위키리크스에 폭로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의 수배를 받던 그는 2012년부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7년 만인 2019년 에콰도르 정부에 의해 추방됐고 증시 영국 경찰에 체포돼 벨마시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2019년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하고 영국에 송환 요청을 했다. 영국 정부도 그의 송환 승인을 결정했지만, 이의를 제기하며 법적으로 맞서고 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