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기능의 조화"…포르쉐의 '75년 디자인 철학'
포르쉐 韓디자이너 정우성 "꿈 전달하는 디자인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사람들에게 꿈을 전달하는 디자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독일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에서 외관 디자인을 맡고 있는 정우성 디자이너는 4일 서울 성동구 포르쉐 나우 성수에서 열린 '포르셰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포르쉐는 올해 스포츠카 출시 75주년을 맞아 전 세계 여섯번째 시장으로 성장한 한국에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브랜드 최초 스포츠카인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 '비전 357'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포르쉐의 디자인팀인 스타일포르쉐에서 일하고 있는 정우성 디자이너를 섭외해 75년간 이어진 포르쉐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한 것도 그 일환이다.
정 디자이너는 홍익대와 독일 포르츠하임대를 졸업한 후 폭스바겐을 거쳐 2012년부터 포르쉐에서 외관 디자이너로 활동해왔다.
E3 카이엔, 992 카레라, J1 타이칸, 911 GT2 RS, 919 스트리트 콘셉트, 미션E 크로스 투리스모 콘셉트 등이 그의 손을 거쳐 간 포르쉐 차량이다.
정 디자이너는 포르쉐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른바 '포르쉐 DNA'라고 불리는 디자인 철학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디서든 저 차가 포르쉐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우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며 "차폭과 차고의 황금비율, 펜더보다 낮은 보닛, 4점식 헤드램프, 경사진 루프라인, 일자형 테일램프는 모든 포르쉐가 가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포르쉐 차량은 비율(Proportion), 스타일링(Styling), 디테일(Detail) 3가지 단계로 디자인되는데, 정 디자이너는 비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0여분간 직접 스케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디자인 과정상 큰 비율이 완성돼야 디테일이 들어갈 수 있다. 그만큼 시작이 중요하다"며 "비율은 디자인에서 최우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스타일포르쉐 옆에는 차를 멀리 두고 볼 수 있는 큰 광장이 있다"며 "이는 차를 멀리 봤을 때 비율을 가장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디자이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능을 따를 때 만들어진다'라는 포르쉐 디자인 총괄 마이클 마우어의 말을 인용하며 포르쉐가 디자인만을 우선하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며 "결국 미와 기능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 포르쉐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을 80% 이상으로 늘린다는 본사의 전략에 따라 포르쉐 디자인팀도 디자인에 변화를 꾀하느냐는 질문에 정 디자이너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포르쉐는 전체적으로 차고가 낮고,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 전기차에 잘 맞는 편"이라면서 "전기차로 만든다고 다른 방식의 디자인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차도 공기역학적 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스포츠카인) 포르쉐는 강점이 있다"고 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