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선거전 본격 개막…후보 등록 첫날부터 열기
쁘라윳 총리, 후계자 지목…탁신 딸 패통탄, 개헌 공약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다음 달 14일 태국 총선을 앞두고 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4일 방콕포스트와 외신에 따르면 차기 총선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자 등록이 전날 시작됐다.
후보 등록 기간은 오는 7일까지이지만, 첫날 이른 아침부터 많은 후보가 서둘러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지지자들은 현수막을 들고 모여들었고, 경찰은 집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이나 충돌에 대비해 현장에 인원을 배치했다.
각 정당은 앞다퉈 후보자와 공약을 발표하면서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당의 간판 인사들이 후보 등록장에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
루엄타이쌍찻당(RTSC) 총리 후보로 나서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자신이 다시 총리가 되면 2년 후에 피라판 사리랏위팍 대표가 총리직을 이어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총리 임기를 최장 8년으로 규정한 헌법에 따라 쁘라윳은 총리직을 연장해도 2년만 더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쁘라윳 총리가 다른 정당과 연합한 뒤 2025년 총리 자리를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일단 자신의 소속 정당 대표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1월 팔랑쁘라차랏당(PPRP)에서 탈당해 측근들이 포진한 신생 정당인 RTSC로 적을 옮겼다.
그는 "국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정당이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국정 운영 경험을 강조했다.
해외에 머무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 대한 질문에는 "귀국해 사법 절차에 들어가면 그와 이야기할 수 있다"며 "도망자와 어떻게 대화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제1야당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이 전면에 나섰다. 패통탄은 차기 총리 후보 지지도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패통탄은 "우리 당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얻을지는 국민이 결정할 것"이라며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지만 선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자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아타이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군부가 만든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반(反)쿠데타 법안을 발의하고 군 개혁을 위해 징병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프아타이당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야 한다.
2017년 군부 주도로 개정된 헌법에 따라 태국 총리 선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