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이잉원 방미 계기로 연일 대만 주변서 '무력시위'
대만군 "인민해방군 군용기 5대·군함 4척 포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남미 방문길에 미국을 경유, 미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것에 반발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대만의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은 3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5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또 해당 해역에 자국 함정들을 파견해 인민해방군 소속 함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했다.
대만군은 그러나 이 기간 대만해협 중간선이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인민해방군 군용기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만군은 지난 1일 오전 6시부터 2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공역·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3척을 각각 포착했다.
또 지난 3월 31일 오전 6시부터 1일 오전 6시에는 대만 주변 공역·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8대와 군함 4척을 각각 탐지했다.
이때 포착된 인민해방군 군용기 18대 가운데 10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중국 쪽으로 되돌아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대만군은 3월 30일 오전 6시부터 31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공역·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2대와 군함 3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3월 29일 오전 6시부터 30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함정 4척을 탐지한 바 있다.
앞서 차이 총통은 9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기 위해 미국 현지시간으로 3월 29일 오후 첫 경유지인 뉴욕에 도착했다.
차이 총통은 3월 30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대만 인민은 평화를 열망하지만, 전쟁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더 실력을 갖추는 것임을 역사가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3월 31일(현지시간) 오후 과테말라에 도착, 과테말라시티의 공군기지에서 열린 도착 행사를 마친 뒤 숙소에서 교민 다과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과테말라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차이 총통은 벨리즈를 방문한 뒤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는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차이 총통이 LA에서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면담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차이 총통이 매카시 하원의장을 면담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8월 2∼3일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군용기를 수시로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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