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부통령, 中겨냥 "잠비아 부채 감축 제공해야"
히칠레마 대통령 "미중 경쟁구도서 잠비아 국익 재단 잘못"
가나-탄자니아-잠비아 순방 마무리…내일 귀국길 올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잠비아의 부채 부담을 줄여줄 것을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마지막 순방국인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대통령과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잠비아의 모든 채권국은 상당한 규모의 부채 감축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이 "우리가 여기에 중국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으나 이는 중국을 겨냥한 우회적 발언이라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히칠레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잠비아의 이익을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에서 재단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워싱턴에 있을 때 중국에 반대하지 않고, 베이징에 있을 때 미국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미·중의 경쟁과 무관하게 잠비아의 국익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풍부한 구리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잠비아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중국과 채무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잠비아는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은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도착한 루사카의 국제공항 터미널 확장 공사에 자금을 지원했고, 수도 루사카에 6만석 규모의 경기장도 지었다.
1970년대 남아프리카 내륙국 잠비아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 항구를 잇는 타자라 철도를 건설해 구리 수출을 가능하게 한 것도 중국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서아프리카 가나와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를 차례로 방문한 해리스 부통령은 잠비아를 끝으로 1주일간의 3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1일 귀국길에 오른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순방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올해 진행 중인 여러 고위급 인사의 아프리카 방문 계획의 일환으로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연내 아프리카를 찾을 예정이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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