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美 제재속 작년 순이익 69%↓·매출은 0.9%↑(종합)
"작년 매출의 25%인 30조원 R&D에 투자…미국의 제재는 이제 뉴노멀"
쉬즈쥔 회장 "올해는 화웨이 지속가능 성장에 결정적 한 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의 거대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등의 영향 속에 2022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69% 감소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31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온·오프라인 결합 방식으로 개최한 2022연도 연례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미국의 제재, 물가 상승, 스마트폰 등 소매사업 부진 등 영향 속에 작년 순이익이 356억 위안(6조 7천547억 원)으로 2021년 대비 68.7%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총매출액은 작년 6천423억 위안(약 122조 원)으로 2021년 대비 0.9%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작년 B2B(기업간거래) 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상승한 1천332억 위안으로 2021년의 상승폭(2.1%)을 크게 웃돌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주력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매출액은 2천14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1.9% 줄었다.
2020년만해도 화웨이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스마트폰 제조사였으나 미국의 제재 속에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용 반도체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작년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킹 장비 판매를 포함한 통신 사업 매출은 2천840억 위안으로 2021년 대비 약 0.9% 증가했다.
이와 함께 화웨이는 작년 총매출액의 약 25%에 해당하는 1천615억 위안(약 30조원)을 R&D(연구 및 개발)에 지출했다고 밝혔다.
회견에서 화웨이 순번 회장을 맡고 있는 쉬즈쥔 회장은 "우리 앞에 상당한 압박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탄력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독특한 경쟁력, 소비자 및 파트너들의 신뢰를 키울 기회를 보고 있으며, R&D에 크게 투자할 용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은 화웨이의 지속가능한 생존과 발전에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쉬 회장은 이어 "우리는 부품 공급처로 한 국가, 또는 한 나라에 의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품 공급선 다각화를 예고했다.
화웨이 런정페이 창업자의 딸로, 순번에 따라 4월 1일부터 6개월간 회장직을 맡게 된 멍완저우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2022년은 화웨이가 위기 모드에서 벗어난 해"라며 "미국의 규제는 이제 우리의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현실·상황·기준)이며, 우리는 평소의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대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로 미국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돼 3년 가까이 가택연금됐다가 2021년 풀려난 멍 CFO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과 환경을 바꿀 능력은 없다"며 "우리가 할 일은 그 환경에 적응하고,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인 2019년 5월 행정명령으로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수출통제명단'에 넣고, 해당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의 공급망 마비를 겨냥한 고강도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핵심 반도체 부품 수입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 주력 사업에서 타격을 받은 화웨이는 결국 자사를 포함한 중국 내 과학기술 역량에 기대어 자체적인 돌파구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쉬즈쥔 회장은 최근 화웨이가 다른 중국 업체와 함께 14나노급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설계 장비를 독자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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